태양과 바다가 사랑한 도시, 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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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는 호주의 서쪽 관문이다. 호주 대륙의 서쪽 3분의 1을 차지하는 서호주의 주도다. '리얼 오스트레일리아'란 관광브랜드가 보여주듯 세련된 현대적 도시에서 아웃백의 오지 중 오지까지 호주의 모든 것을 한목에 체험할 수 있는 서호주 관광의 출발점이다. 지중해성 기후 덕에 한겨울에 해당하는 7,8월에도 낮기온이 18도를 유지,피서를 겸한 여행을 즐기기에 알맞다. 퍼스를 중심으로한 서호주는 무엇보다 일조량이 풍부해 좋다. 이곳 사람들이 첫손가락에 꼽는 자랑거리가 '블루 스카이'일 정도로 연중 맑은 날이 이어진다. '고양이 버스'(CAT)를 이용해 퍼스 시내를 둘러보자.서호주는 호주 연방정부 예산의 40%를 부담할 정도로 돈이 많아 시민과 관광객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도심 순환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무료 버스는 외부에 고양이가 그려져 있어 찾기 쉽다.
◆낭만이 넘치는 세련된 도시풍경
킹스 파크가 퍼스 여행의 출발점.퍼스 시내와 퍼스를 흐르는 스완강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다. 호주 전쟁기념비를 비롯해 서호주 전역에서 자라는 야생화를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스완벨 타워는 스완강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높다. 외벽이 유리로 된 이 타워에는 영국 성공회가 기증한 8개의 종이 보관돼 있다. 서양인으로 호주 대륙을 처음 발견한 제임스 쿡 선장이 영국으로 돌아갔을 때 기념으로 연주되었던 종도 포함돼 있다.
시내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이 런던 코트와 퍼스 민트.해리포터 속의 마법사 거리를 연상시키는 복고풍의 런던 코트에는 진열대에 전시된 아기자기한 소품을 구경하는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다. 퍼스 민트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조폐국.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모든 메달이 주조된 곳이다. 금 원광석을 녹여 금괴로 만드는 시범 쇼가 매일 진행된다.
◆카프치노 한잔의 여유,프리맨틀
프리맨틀은 퍼스의 외항으로 시내에서 30분 거리에 있다. 19세기 항구도시의 모습이 가장 잘 보존된 곳으로 손꼽힌다. 150여 개의 건물이 내셔널 트러스트 제도로 보존되고 있는 등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흐르는 곳이다. 도심 전차 트램도 다닌다. 히피족이 아닌 사람들도 맨발로 큰 거리를 활보할 정도로 깨끗한 점도 자랑이다. 프리맨틀은 카푸치노 거리가 유명하다. 카푸치노 커피나 맥주 한 잔을 놓고 햇살을 즐기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유롭다. 카푸치노 거리 들머리에 있는 프리맨틀 마켓을 둘러보는 시간도 재미있다.
피싱 보트 하버는 식도락가들의 천국.프리맨틀의 유명 해산물 식당과 카페들이 모여 있다. 음식에 관한 한 '작은 이탈리아'라고도 하는 프리맨틀 식당가의 대표격이다. 푸짐한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고,'피시 앤 칩스'로 가볍게 요기할 수 있어 좋다. 리틀 크리처스 브루어리도 들러볼 만하다. 맥주 양조장 내에 바와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즉석에서 구워내는 피자로도 유명하다. 프리맨틀 감옥도 필수코스다. 1850년대 유형자들이 만든 감옥이다. 유령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구인가 외계인가,피너클스 사막
퍼스 여행길에서 지나칠 수 없는 곳이 피너클스 사막이다. 피나클스는 서호주 아웃백의 상징으로 퍼스에서 북쪽으로 245㎞ 떨어진 남붕국립공원 내에 있다. 크기도 형상도 제각각인 석회암 뾰족 바위(피너클) 풍경이 괴이하기까지 하다.
이 피너클스는 어떻게 생겼을까. 모래 속에 섞여 있던 석회석 성분이 빗물에 녹아내리면서 기층부에 단단한 석회암 덩어리가 형성됐다. 그 위에 나무가 뿌리를 내려 석회암 기반에 균열이 생겼다. 나무가 죽은 다음 바스라진 석회암 가루가 바람에 날려,침식되지 않은 석회암 부분이 땅 위로 드러나면서 기둥 형태로 남게 된 것.피너클스 투어를 한 뒤에는 인근 란세린으로 이동한다. 4륜 구동 지프나 트럭으로 거대한 모래언덕을 질주한다. 따로 오토바이나 ATV를 빌려 탈 수도 있다. 제일 가파른 경사면에서는 샌드보딩을 즐긴다. 한겨울 스키장 슬로프에서 즐기는 다운힐의 쾌감에 못지 않는 스피드를 만끽할 수 있다. 부드러운 모래에 발이 푹푹 빠져 모래둔덕 위로 다시 올라가는 게 힘들지만 다칠 염려 없이 보딩기술도 걸어볼 수 있어 즐겁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