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ㆍ합병(M&A)의 대부'로 불리는 권성문 회장이 이끄는 KTB투자증권이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전북은행의 최대주주로 부상함에 따라 전북은행 경영권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 대주주인 삼양사가 2~3년 전부터 지분매각 의사를 밝힌 상태에서 M&A의 또 다른 전문가인 윤현수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한국저축은행이 전북은행 지분 9.99%를 이미 확보해 놓는 등 전운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KTB투자증권이 만든 PEF인 'KTB2007PEF'는 최근 전북은행 지분 5.37%(251만주)를 181억원에 매입,지분율을 11.92%(558만주)로 늘려 기존 대주주인 삼양사(지분 11.35%)를 제치고 이 은행의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KTB투자증권 측은 지분 확대와 관련,"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히고 있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현행법상 사모펀드가 지방은행 지분 15% 이상을 취득하려면 금융감독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현재 11.92%인 지분을 더 늘릴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사 파견 등을 통해 전북은행 경영에 참여하는 방안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는 연기금 및 PEF에 대해서는 금융회사 소유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KTB투자증권이 장기적으로 M&A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가 될지 내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PEF의 금융사 소유 제한을 완화하는 움직임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과거 벤처기업 투자 때부터 시작해서 닷컴기업 M&A로 명성을 날린 권 회장이 KTB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금산분리 완화 및 금융사 지분소유 제한 완화가 이뤄질 경우 전북은행에 대한 M&A 이슈가 본격 부각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KTB투자증권이 선취매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규제가 완화될 경우 KTB투자증권뿐만 아니라 한국저축은행 등이 전북은행 경영권 확보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일부에서는 보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