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그룹이 4조원대가 넘는 자금조달 방안을 제시했지만 주식시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1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금호석유화학이 하한가로 추락했고 금호산업(―13.88%) 대우건설(―13.43%) 금호타이어(―11.72%) 등도 10% 넘게 급락했다. 아시아나항공도 4.19% 하락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전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내놓은 자금조달 방안이 시장의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박대용 현대증권 연구원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내놓은 방안은 이미 시장에 알려진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새로운 게 없었던 데다 자산매각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당분간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윤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룹리스크가 크게 부각된 결과 개별기업의 주가 수준은 의미가 없는 상황이 됐다"며 "업황도 좋지 않아 당분간 주가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금호산업의 목표주가를 절반 이상 낮춘 3만6000원으로 조정했다. 이날 UBS는 금호산업과 대우건설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를 각각 2만4000원과 1만5500원으로 내렸다.

반면 금호석유화학에 대해선 주가가 너무 떨어졌다며 '매수' 의견을 낸 증권사들이 많았다. 동양종금증권 황규원 연구원은 "주가 약세 요인인 대우건설 풋백옵션 물량에 대한 재무적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7만원으로 제시했다. 대우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도 금호석유의 목표주가를 각각 5만원과 5만3000원으로 낮췄지만 '매수'를 추천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