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첫 거래일이다. 새달을 맞이했다고는 해도 우울한 분위기는 지난 7월과 그리 달라진 게 없다. 달력상의 숫자가 달라졌을 뿐 경제 흐름이라는 것은 계속 이어지는 까닭이다.

경기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이 새로운 얘기는 아니지만, 지난 밤 미국 2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부진과 주간 실업수당신청건수 증가로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더욱 커졌다는 소식도 있었고, 전날 국내 거시지표도 나오고 해서 이 참에 우리 증시를 둘러싼 하반기 여건에 대해 한번 짚고 넘어가려 한다.

미국뿐 아니라 국내 역시 하반기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양호한 수출에 힘입어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좋게 나타났지만 하반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평가다.

부국증권의 전용수 센터장은 “하반기 실적부진 전망이 벌써 시장에 반영되면서 현대중공업, 현대모비스, LG전자 등이 상반기에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올렸는데도 주가가 둔화되고 있다”며 “이는 이들의 하반기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실적이 좋게 나오기는 했어도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환율, 美 경제침체 등이 하반기에 기업들의 실적부진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도 같은 의견이다. 이 증권사의 강문성 애널리스트는 “실적 전망이 양호할 때 대외 악재가 불거지는 경우에는 통상 20% 이내의 조정이 일반적이지만, 올 들어 우리 증시의 고점대비 하락폭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라며 “이는 결국 최근 하락이 하반기 우리 기업들의 실적 둔화를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31일 발표된 국내 거시지표들이 경기둔화의 본격화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6월 산업활동동향내 구성지표들이 대부분 악화됐다는 것. 경기동향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나 선행지수의 전년동월대비 수치가 하락세이고, 특히 소비관련 지표들이 전년동월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등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역시 산업활동 동향에 대해 같은 관점으로 해석하고, 하반기 경기둔화 확대 가능성에 한 표 던졌다.

어두운 시장 상황은 이제 누구나 감지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힘든 시기겠지만 그래도 더 나은 수익률을 거둘 묘책에 목이 마를 것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경기침체기 투자대응법은 이렇다.

▶불황에 강한 경기방어주에 집중하거나 ▶투자 시계(視界)를 중장기로 넓혀 지금 시기를 저가 매수 시기로 삼는 방법, 혹은 ▶아예 한동안 투자를 쉬면서 MMF나 CMA 등에 자금은 대기시키며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 등이 그것이다.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증시의 등락 타이밍을 잘 포착해 단기 매매로 승부를 거는 방법도 있을 게다.

각 투자자들이 처한 상황에 맞춰 적절한 방안을 택했다면, 시장 추이를 지켜보며 기다리는 것이 최선인 듯 싶다. 어쨌든 시간은 흘러가기 마련이므로.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