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은행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 은행에만 의존해 온 사업 구조에서 완전히 탈피,금융지주다운 면모를 갖춰가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이 1분기 대비 27.6% 증가,791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발표했다. 이는 당초 시장 전망치 6500억원보다 20% 이상 높은 실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사실상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평가하고 있다.

상반기 전체 당기순이익도 1조411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줄긴 했지만 LG카드 관련 이익 등 일회성 특별이익 4900억원을 제외할 경우 실제로는 22% 이상 증가했다.

이날 실적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카드와 증권,보험 등 비(非)은행 부문의 약진이다. 이들 회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5% 급증한 835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34.0%에서 절반 수준(48.6%)으로 커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은행과 비은행 간 균형 잡힌 사업 구조를 갖췄다는 점이 실적으로 확인됐다"면서 "경쟁 지주회사와도 분명한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은행 계열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굿모닝신한증권이 11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한 것을 비롯 신한생명 19%(778억원),신한캐피탈 84%(408억원) 등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신한카드도 57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2001년 9월 금융지주회사 출범 당시만 하더라도 10년 내에 은행 의존적인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던 예측을 3년가량 앞당기면서 성공적인 금융지주사의 수익 구조를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경기 침체 등으로 외부 여건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핵심 수수료인 펀드 및 방카슈랑스 판매 수수료 등이 증가하면서 2분기 비이자 이익이 3140억원으로 1분기 대비 28.5% 늘었다.

대표적 수익성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신한카드를 포함,3.57%를 유지해 국민은행 등 경쟁회사를 능가했다. 연체율도 6월 말 현재 0.67%로 1분기보다 오히려 줄어드는 등 리스크 관리에도 성공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이 상반기 실적 발표를 통해 당초 예상을 상당히 뛰어넘는 수익 창출 능력과 함께 균형 잡힌 사업 구조를 보여줬다"면서 "경기 침체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하반기에도 이러한 결과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