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투자자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그동안 주가를 압박했던 국제 유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증시가 안도감을 되찾자 주식형 펀드 등으로 시중 자금이 서서히 모여드는 양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관투자가들이 적립식펀드 등으로 유입된 자금을 월말 수익률 보전을 위해 주식 매입에 투입할 가능성이 있어 이번 주에 주가가 예상 외의 강세를 보이는'월말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 뚜렷

28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잔액은 지난 18일 바닥을 찍고 증가세로 전환해 25일 83조2075억원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자금이 줄곧 빠져나갔던 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잔액도 지난 5월16일 이후 두 달여 만에 처음으로 60조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전체 주식형 펀드 설정잔액은 143조2211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43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그동안 투자처가 없어 증가세를 보였던 단기 부동자금 성격의 MMF(머니마켓펀드) 잔액은 지난 22일 84조4700억원에서 25일 80조3560억원으로 사흘 만에 4조1140억원이나 감소해 증시로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주식형 펀드 투자자금 증가세는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도 급락세가 주춤해져 하방 경직성을 확보했다는 관측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동양종금증권 신사지점 관계자는 "직장인들이 월급날이 몰린 이달 20일 이후 글로벌 증시가 더 떨어질 조짐을 보이지 않자 적립식 펀드에 자금을 추가 납입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도 속속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 이날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19일 이후 가장 많은 2301억원을 순매수해 2603억원인 외국인 매도 물량을 대부분 받아냈다. 개인들은 코스닥시장에서도 220억원 이상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 같은 개인의 적극적인 주식 매입에 힘입어 이날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장중 약세를 극복하고 각각 0.36포인트와 0.79포인트씩 오른 수준으로 마감됐다.

◆월말 적립식펀드 효과 기대

시장에서는 적립식 펀드 투자자금이 장세를 끌어올리는 '적립식 펀드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관심이다.

기관은 아직까진 뚜렷하게 자금을 투자하지 않는 모습이다. 기관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700억원 이상 순매수를 보였지만,2700억원 이상의 프로그램 매수분을 제외하면 실제론 2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월말인 이번 주에 기관들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일부 자금을 집행할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분석부장은 "2분기 말이었던 지난 6월보다는 규모가 크진 않겠지만 적립식 펀드에 쌓이는 자금이 많아 최근 새로 유입된 자금 중 일부는 주식시장으로 흘러 나올 것"이라며 "주식형 펀드의 현금 비중도 속속 낮아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4월 6%에 머무르던 국내 주식형 펀드의 현금 비중은 6월25일 8.79%로 최고치로 올라선 뒤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 주말에는 8.07%로 떨어졌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