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개막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의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올림픽 개최 직후 경기 경착륙을 경험한 과거 개최국들의 ‘밸리 이펙트(Valley Effect)’가 이번에도 재연될지가 최대 관심사다.‘밸리 이펙트’는 올림픽 직전까지 정점에 달했던 투자가 개최 이후 크게 줄면서 경제성장을 둔화시키는 것으로‘브이-로이펙트(V-low effect)’로 불리기도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세계 경제침체와 맞물리면서 중국 경기도 올림픽 이후 급속히 감속될 것”이란 견해와“올림픽 이후에도 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계획돼 있어 큰 문제는 없다”는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베이징경제정보센터는 지난 25일 보고서를통해베이징시의3분기고정자산투자증가율이 10%(전년 동기대비)로 상반기(14.8%)에비해크게둔화될것으로예상했다. 투자가 줄어들면 성장률도 낮아진다. 여기에 복수비자 발급중단등 비자 관리가 엄격해지면서 올림픽을 겨냥,우후죽순 생겨난 베이징시내 호텔들은 당초 기대와는 달리 불황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6월 베이징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9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급감했다.

최근에는 베이징은 물론 상하이 등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5개 도시에서 9월 말까지 상무(비즈니스)비자 발급을 중단키로 하면서 크리스마스 특수까지 놓치게 됐다는 한숨도 나온다. 스티븐 그린 스탠다드차타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중국 경제의 황금시대는 갔다”며“먹구름이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 같은 상황은 일시적인 것일 뿐 중장기적으로 올림픽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판강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베이징의 올림픽 투자가 정점에 달했던 2006년에도 베이징 내 투자가 중국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에 불과했다”며“게다가 베이징은 아직도 인프라 투자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베이징의 지하철 노선은 현재 197㎞이지만 2012년이 되면 274㎞로 늘어나고,2015년이 되면 지금의 3배 가까운 561㎞로 확장될 예정이다.

린이푸 세계은행 부총재도“중국은 경제규모가 크고 올림픽 이후에도 2010년 상하이 엑스포와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세계적인 행사를 앞두고 있어 다른 올림픽 개최국과 달리 경기침체를 겪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개최한 그리스 경제 규모는 1850억달러,2000년 시드니 올림픽이 열린 호주 경제 규모는 3900억달러이지만 중국은 올해 4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개최 도시가 해당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대부분10%가넘었지만베이징은5%에도 못 미친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