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침체가 경제 최대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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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성장률 3%대 급락 가능성" 예상도
2분기 GDP 4.8% 증가 … 당초 전망치 밑돌아
"하반기 성장률 3% 대 급락 가능성"도
"소비만 놓고 보면 이미 침체 국면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
소비 부진이 국내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올랐다.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이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를 지탱하기에 역부족이다. 전문가들조차 "소비가 나빠질 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우려하고 있다.
◆얼어붙은 소비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한은이 지난 1일 '2008년 하반기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내놓은 전망치(0.5% 증가)가 무색할 정도로 소비가 악화됐다.
작년 3분기 1.3%까지 치솟았던 소비 증가율이 불과 1년도 안 돼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는 점에서 그 추세가 심상치 않다. 소비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4년 2분기(-0.1%) 이후 4년 만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작년 3분기 4.8%에서 올해 2분기 2.4%로 뚝 떨어졌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를 밑돈 것은 이 같은 소비 부진 탓이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48% 정도"라며 "소비가 악화되면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 소비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국내 경기도 올해 1분기를 정점으로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실질소득 감소와 소비심리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며 "앞으로 소비가 더 악화되고 그 결과 내수경기가 크게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소비 부진이 한국 경제의 최대 복병으로 등장했다는 얘기다.
◆수출도 하반기엔 불안
그나마 국내 경제 성장세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수출이다. 올해 2분기 수출은 전 분기 대비 3.7%,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해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수출이 국민의 실질소득을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교역조건 변화를 반영한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전 분기 대비 1.6% 증가한 것도 수출 덕분이다. 최근 고유가로 수입물가가 뛰고 있지만 석유화학제품 선박 등 수출주력 상품의 가격도 올라 교역조건이 개선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2분기 실질 GDI가 증가한 것은 예상 밖의 성과"라며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증가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많다. 권 실장은 "일부 품목에서 수출 가격이 뛴 데 따른 것으로 추세적 현상으로 보긴 이르다"며 "하반기에는 수출 증가세가 상반기보다 둔화되고 그 결과 하반기 성장률은 3%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경제가 하반기에는 소비 위축과 수출 증가세 둔화라는 '이중고'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 진작책을 쓰기도 쉽지 않다는 게 '딜레마'다. 자칫 경기 진작책을 함부로 썼다가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 유 상무는 "경기 하강과 물가 불안이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 정책적 대안을 짜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하반기 성장률 3% 대 급락 가능성"도
"소비만 놓고 보면 이미 침체 국면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
소비 부진이 국내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올랐다.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이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를 지탱하기에 역부족이다. 전문가들조차 "소비가 나빠질 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우려하고 있다.
◆얼어붙은 소비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한은이 지난 1일 '2008년 하반기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내놓은 전망치(0.5% 증가)가 무색할 정도로 소비가 악화됐다.
작년 3분기 1.3%까지 치솟았던 소비 증가율이 불과 1년도 안 돼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는 점에서 그 추세가 심상치 않다. 소비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4년 2분기(-0.1%) 이후 4년 만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작년 3분기 4.8%에서 올해 2분기 2.4%로 뚝 떨어졌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를 밑돈 것은 이 같은 소비 부진 탓이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48% 정도"라며 "소비가 악화되면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 소비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국내 경기도 올해 1분기를 정점으로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실질소득 감소와 소비심리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며 "앞으로 소비가 더 악화되고 그 결과 내수경기가 크게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소비 부진이 한국 경제의 최대 복병으로 등장했다는 얘기다.
◆수출도 하반기엔 불안
그나마 국내 경제 성장세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수출이다. 올해 2분기 수출은 전 분기 대비 3.7%,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해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수출이 국민의 실질소득을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교역조건 변화를 반영한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전 분기 대비 1.6% 증가한 것도 수출 덕분이다. 최근 고유가로 수입물가가 뛰고 있지만 석유화학제품 선박 등 수출주력 상품의 가격도 올라 교역조건이 개선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2분기 실질 GDI가 증가한 것은 예상 밖의 성과"라며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증가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많다. 권 실장은 "일부 품목에서 수출 가격이 뛴 데 따른 것으로 추세적 현상으로 보긴 이르다"며 "하반기에는 수출 증가세가 상반기보다 둔화되고 그 결과 하반기 성장률은 3%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경제가 하반기에는 소비 위축과 수출 증가세 둔화라는 '이중고'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 진작책을 쓰기도 쉽지 않다는 게 '딜레마'다. 자칫 경기 진작책을 함부로 썼다가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 유 상무는 "경기 하강과 물가 불안이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 정책적 대안을 짜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