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플랫폼 업체인 발란이 뷰티시장에 진출한다.발란은 이달부터 ‘발란 뷰티’ 사업을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기존 패션만 다뤘던 사업 영역을 향후 뷰티, 가구로까지 넓힐 계획이다.발란 뷰티는 100여개 뷰티 브랜드의 3000개가량의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주요 브랜드로는 딥디크, 이솝, 조말론, 톰 포드 등 전문 뷰티 브랜드와 샤넬, 디올,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가 입점한다.명품 뷰티 해외 직구 사업을 모델로 유럽, 미국, 아시아 등 현지 부티크에서 제품을 소싱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면세점 수준의 상품 구성과 최저가격 수준을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가품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적다는 게 발란 측의 설명이다. 해외 유명 면세점, 명품 화장품 전문 유통사와 제휴를 통해 정품을 직매입하기 때문이다. 뷰티 제품은 백화점 등 정식 유통처가 아닌 곳에서 구입 시 정품 여부에 대한 우려가 많은 제품군이다.발란 관계자는 “뷰티 사업 진출로 글로벌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행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미술사의 중요한 분기점 중 하나는 1950년대다. ‘예술의 중심’ 유럽이 그 헤게모니를 미국에 내준 시기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이 붕괴하자 유럽의 예술가들은 희망을 찾아 신대륙으로 망명했다. 몬드리안, 뒤샹 같은 거장들이 자리 잡은 미국은 오랜 문화적 열등감을 걷어내고 현대미술의 메카가 된다. 유럽의 표현주의를 넘어 대상을 분할하고 해체해 점, 선, 면, 색으로만 남기는 ‘미국적인 회화’ 추상표현주의가 그 시발점이다.마크 로스코나 ‘액션 페인팅’으로 유명한 잭슨 폴록처럼 뉴욕을 거점으로 활동한 거장들이 미국 추상회화의 전부는 아니다. 오는 10일부터 서울 한남동 페이스갤러리에서 동시에 열리는 두 개의 전시를 눈 여겨 봐야 하는 이유다. 1950년대 이후 미국에서 추상미술이 어떻게 전개됐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란 점에서다. 전후 미국 회화의 흐름을 바꾼 혁신가로 꼽히는 케네스 놀란드(1924~2010)를 다룬 ‘Paintings 1966-2006’와 샘 길리언(1933~2022)을 조명하는 ‘The Flow of Color’다.놀란드는 미니멀리즘 대가 도널드 저드가 60년 전 “논쟁의 여지 없이 최고의 화가 중 한 명”이라 평가한 작가다. 30대 신예작가일 당시부터 일찌감치 최고란 평가를 받은 건 그의 배경에서 짐작할 수 있다. 고향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블랙마운틴칼리지 미대를 졸업한 놀란드는 이곳에서 독일 출신의 조형가 요제프 알버스를 만났다. 칸딘스키 등과 함께 바우하우스의 마이스터로 기하추상의 선구자였던 알버스의 영향을 받아 선과 색에 대한 몰입으로 요약되는 독창적인 색면 회화의 초석을 다진 것이다.면과 면이
세계 정상들의 머리 위엔 무엇이 있을까.스위스 제네바 유엔사무국의 대회의실 '인권과 문명 연합의 방' 천장은 종유석으로 빼곡하다. 수천 년에 걸쳐 형성된 광물질로 가득한 동굴처럼 조성됐다. 스페인 예술가 미구엘 바르셀로가 페인트 35만t을 들여 1200㎡ 규모로 그린 거대한 천장화다.작품은 지구 그 자체를 의미한다. 재료로 사용한 페인트는 세계 각지에서 채취한 흙과 암석으로 제작됐다. 조화로운 국제 관계를 추구한다는 유엔의 이상이 반영된 것이다. 제작비로 2300만유로(약 347억원)가 들며 논란도 일었다. "국제 원조와 백신에 사용돼야 할 기금이 빨려 나갔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천장화의 비밀>은 전 세계 명소들의 천장에 얽힌 사연을 모아놓은 책이다. 시스티나 예배당 등 종교적인 공간부터 궁궐과 저택, 스톡홀름의 지하철역 등 공공장소까지 주요 천장화 40점을 다룬다. 영국의 독립 큐레이터 캐서린 맥코맥이 썼다. 현재 런던 소더비 인스티튜트 오브 아트에서 교편을 잡을 정도로 이 분야 전문가다.천장화는 벽화 중에서도 특별한 지위에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욕망은 줄곧 높은 곳을 향해왔다. 손에 닿지 않는 존재에 대한 공포와 동경심이 맞물린 결과다. 신석기의 천신 숭배와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올림포스산, 깎아지른 듯 가파른 중세 고딕 양식의 첨탑 등이 단적인 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천장화는 당대 미술계 정점에 오른 화가들의 몫이었다. '아담의 창조'로 유명한 바티칸 시스티나 예배당의 프레스코화는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다. 동시대 최고의 실력자로 인정받았던 미켈란젤로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그는 1509년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