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집회와 정치 파업 등 이념 갈등으로 성장 에너지가 식고 있다. "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3일 제주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3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조 강연에서 "선진국에서 이미 퇴색한 이념 다툼에서 벗어나 현실적 이득과 유용성에 무게를 두고 실용적 성과를 중시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며 이념 논쟁에 매몰된 한국 사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손 회장은 또 "법이 정한 범주를 벗어난 노조의 정치 이념적 행동은 경제를 해치고 경쟁력을 약화시켜 결국 일자리를 축소시킬 뿐"이라며 일부 노조의 과격하고 지나친 행동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임금 인상은 자제해야 하며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근로자와 기업은 고통을 분담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한 뒤 "기업과 기업인도 존경받기 위해서는 기업 윤리와 사회적 책임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한국 사회와 기업,정부가 갖춰야 할 조건으로 창의,혁신,이념 갈등 해소를 꼽으며 "창의성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를 개혁하기 위해선 공무원들의 의식 개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상속세 부담 완화와 반기업 정서 해소 등을 통해 기업가의 모험심과 도전정신을 자극해야 한다"며 "경영의 세계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국내 기업의 물류비가 미국의 1.3배,일본의 2배에 달한다"며 한국 경제의 고비용.저효율 구조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올해로 33년째인 '대한상의 제주포럼'은 기업인들이 연초 경영 계획을 재점검하고 하반기 경영 전략을 새롭게 짜기 위한 장으로 마련됐다. 26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포럼에는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과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비롯 400여명의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다.

제주=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