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이 건국 6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그 고난과 영광의 순간들'을 오는 29일부터 9월15일까지 마련한다. 이번 특별전에는 1948년 정부 수립에서부터 한국전쟁,경제개발기를 거쳐 88올림픽과 2002 월드컵,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을 보여주는 사진과 실물 등 500여 점이 전시된다.

전시회는 나라,땀,생활,시간,추억이라는 5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1부 '우리나라'에서는 헌법을 제정한 뒤 참여자들이 함께 찍은 기념 사진,정부 수립을 축하하는 기념식 장면,선거포스터 등을 통해 당시 사람들이 생각한 나라의 의미를 되새긴다. 이어 2부 '우리의 땀'에서는 '잘 살아보세'를 노래하며 허리띠를 졸라맸던 시절 국가 주도의 절약운동과 새마을운동,농업장려 캠페인 등에 관한 자료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 60년간의 갖가지 이야기를 도표와 사진으로 꾸민 정보그래픽 패널,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도구들의 용도를 알아보는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요?' 등의 코너가 마련되고 100억달러 수출기념탑도 재현해놓았다.

단벌 신사 아버지가 월급날 사오기로 한 말표사이다,자린고비 어머니가 쌈짓돈을 모아 처음 마련한 조그만 냉장고,최근 들어 다시 각광받는 양은냄비,애지중지하던 학생운동화,부자들만 탔던 포니자동차 등은 지나간 우리의 생활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60년의 세월 동안 사라진 것도 많다. 국내 최초로 생산한 금성텔레비전과 벽돌만한 휴대전화,어릴 적 아버지가 사 오신 사진기,골목 어귀에서 아이들이 만들던 뽑기,학교 교실의 작은 의자와 책상….1960년대에 지어진 집과 뻥튀기 장수는 지금도 남아 있지만 점차 사라지고 있다. '우리의 시간'에서는 이런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 또 로보트 태권브이와 똘이장군 등 추억의 만화영화와 감동적인 스포츠 명장면,1970∼1980년대를 풍미했던 음악다방과 DJ박스도 재현한다. 현대 포니 1·2,코티나 마크Ⅴ,대우 로얄살롱 등 1970년대 이후를 대표하는 자동차 5대도 만날 수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