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계열 웨스틴 조선호텔이 와인 값을 최고 50% 인하,와인 가격 거품빼기에 나선다. 신세계백화점,이마트 등 다른 계열사도 와인 값 인하를 검토 중이어서 국내 와인 유통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조선호텔은 현재 판매 중인 와인 350여 종의 가격을 24일부터 10~50% 낮추고 일부 와인은 대형마트보다 싸게 판매한다고 22일 밝혔다. 김윤정 조선호텔 식음기획과장은 "칠레산 '몬테스 알파'와 '1865'는 다른 특급호텔 레스토랑에서 8만~8만5000원(세금ㆍ봉사료 제외)을 받지만 조선호텔에선 모두 5만5000원으로 낮춘다"고 말했다.

일반 판매용 와인도 가격을 인하,A백화점에서 17만원인 '샤토 탈보 2005'를 19% 낮은 13만7500원(이하 세금 포함)에 판다. '카르멘 카르메네르 리저브'는 대형마트(2만6000원)보다 25.9% 싼 1만9250원에 내놓는다.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쇼비뇽'(3만3000원)과 '1865 카르메네르'(4만1800원)도 대형마트보다 3~5% 저렴하다. 특급와인 중 '샤토 무통 로쉴드 2003'은 종전 155만원에서 41.9% 낮춘 96만8000원에 판다.

이 같은 와인 가격 인하는 △산지에서 직접 골라 사는 기획구매 △병입 전에 사두는 '앙 프리머'(En Primeurㆍ선물) 방식 구매 △대량구매 △호텔 판매마진 10~20% 삭감 등을 통해 가능하다고 조선호텔 측은 설명했다. 기획구매와 앙 프리머 방식은 와인 수입업체나 도매상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30~40%의 유통마진을 뺄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산지에서 3만원짜리 와인을 들여오면 일반 유통과정을 거친 가격(11만원)보다 18% 저렴한 9만원에 팔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호텔은 현재 10% 수준인 와인 기획구매 물량을 연말까지 30~40%로 늘리고 내년 3월부터 들여올 앙 프리머 와인(20종)도 지속적으로 수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김제세 조선호텔 식음료 총괄담당은 "신세계 그룹 내부에서 와인 가격에 대한 문제점을 공감하고 일단 조선호텔부터 시작해보는 것"이라고 밝혀,앞으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도 와인값 거품빼기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