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하락하고 있다.

전일 단기 급등에 대한 경계감과 국제유가 반등, 일부 미국 기업의 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시장을 하루만에 약세로 돌려놨다.

외국인도 32일째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하락폭은 크지 않다. 초반 잠시 상승 반전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최근 일부 악재의 후퇴로 증시가 바닥에 이르렀다는 의견도 힘을 얻어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추세적인 상승 전환을 점치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제한적이나마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SK증권은 "통상적으로 하락 이후 3% 이상의 상승은 바닥권을 알리는 신호로 작용했다"며 "단기급등으로 차익매물 출회 가능성이 있지만 1500포인트 전후에 대한 신뢰는 강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국제 유가와 선진국 금융의 본격적인 안정과 확인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유가 급등과 같은 일방적으로 움직이기만 하던 악재가 긍정적으로 돌아섰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한양증권은 추세 전환이 아니어도 반등을 위한 구색은 갖춰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증권사 임동락 연구원은 "유가 하향안정 및 신용위기 진정, 외국인 매도 완화 등 3가지 기대감이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극단적인 경계심리보다 유연한 사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긴 하지만 기존의 악재를 잊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영증권은 당분간 베어마켓 랠리를 즐기는 것은 좋지만 몇 가지 문제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수 연구원은 "모기지 시장 침체에 따른 외국인 매도가 지속될 전망이고, 현재 인플레이션 수준이 분명 우려할 만한 수준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환율 문제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전일 증시급등으로 바닥권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졌지만 ▲130달러에 육박하는 유가 ▲ 프로그램을 제외한 매수주체 부재 등은 여전히 부담 요소라고 분석했다.

한범호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추세적인 반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궁극적으로 글로벌 신용위기 완화가 국내 외국인 매도세를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국제유가, 미국 신용위기, 기업실적, 외국인 매도라는 변수에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만 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다.

'악재 재발 가능성'이라는 우려와 '매력적인 가격에 근거한 반등 지속'이라는 기대가 섞인 장세가 당분간 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