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한다고 전격 발표하자 현대ㆍ동부ㆍLIGㆍ메리츠 등 대형사들이 일제히 "우리도 조만간 보험료를 인하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하에 동참키로 한 것은 차 보험의 수지가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고유가 여파로 손보사들만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 때문이다.

◆삼성화재 보험료 인하폭

삼성화재는 개인 자가용 승용차에 한해 기본보험료(특약보험료 제외)의 2.0~3.8%를 내리기로 했다. 중소형차는 2.0~2.5%가량 내리고 그랜저 등 대형차는 최대 3.8% 보험료가 인하된다.

예를 들어 2008년식 그랜저를 운전하는 46세 운전자가 △43세 이상 연령특약 △가족한정 △4년 무사고 조건(대인2 무한,대물 1억원,자동차상해 2억원,무보험 2억원,자기부담금 5만원 기준)으로 가입할 경우 현재 보험료는 48만1240원이지만 앞으로는 46만3000원으로 3.8%(1만8240원) 싸진다. 또 2008년식 모닝(경차)을 운전하는 29세 운전자도 26세 이상 연령 특약에 1인 한정 조건으로 처음 가입할 경우 보험료가 52만240원에서 50만7470원으로 2.5%(1만2770원) 인하된다.

◆보험료 인하 배경은

손보사들이 차 보험료를 내리기로 한 것은 만성 적자였던 차 보험의 수지가 올해 들어 급격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년간의 보험료 인상 효과에다 고유가 여파로 차량 운행이 줄면서 손해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손해율이란 보험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 중 실제 보험금으로 지급한 비율로,낮을수록 보험수지가 개선된다.

차 보험의 손해율은 2005회계연도 76.6%,2006년 78.7% 등 고공행진을 지속하다가 2007년 72.7%로 낮아졌으며 2008회계연도 1분기(4~6월)에는 67.4%로 뚝 떨어졌다. 1분기 회사별 손해율은 삼성화재 64.6%,현대해상 65.2%,동부화재 67.2%,LIG손보 67.3%,메리츠화재 69.0% 등이다.

손보사는 통상 손해율을 72% 정도로 예상하고 보험료를 결정한다. 이후 실제 손해율이 예정 손해율을 초과하면 보험료를 올리고,그 반대면 보험료를 내리는 방식으로 보험료를 조정해왔다. 실제 손해율이 예정 손해율을 크게 초과한 2006년에는 손보사들이 차 보험에서 8968억원의 영업적자를 봤고,2007년에도 4172억원의 적자를 봤다.

하지만 올 들어 실제 손해율이 예정 손해율 밑으로 떨어지면서 차 보험 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에서 흑자가 나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약 10년 만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여름 휴가철과 9월 이후 위자료 인상 등 보험금 지급 기준이 상향되면 손해율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며 "손해율 추이에 따라 추가적인 보험료 인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