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부담률이 2000년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등 경제위기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세금 부담까지 늘어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욱 고달파졌다.

18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내놓은 '2007회계연도 결산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부담률은 28.7%로 전년보다 1.9%포인트 높아졌다. 2000년 이래 가장 높은 오름세다.

우리나라의 국민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평균인 36.2%(2005년 기준)보다는 7.5%포인트 낮았지만 상승세는 최근 10여년간 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었다.

OECD 회원국들은 2000년 이래 국민부담률이 거의 안정돼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빠르게 늘고 있어 고물가로 허리를 졸라매고 있는 국민 경제에 더 큰 위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국민부담률이 급등한 것은 국민연금,산재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자가 확대된 데다 건강보험료율이 높아지는 등 사회보장기금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또 농지보전부담금,석유수입판매부과금 등 101개에 달하는 부담금이 국민의 체감 부담을 더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종 부담금의 총 징수액은 지난해 14조3650억원으로 국세수입실적 161조원의 8.9%에 이르렀다.

2001년 이후 부담금의 연평균 증가율은 12.5%로 같은 기간 국세수입 실적 증가율 9.1%를 훨씬 웃돌았다.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귀속되는 건강증진부담금의 경우 같은 기간 연평균 119.6% 상승했다.

이 같은 부담금을 합쳐 국회예산정책처가 계산한 '체감 국민부담'수준은 30.5%로 사상 처음으로 30% 선을 넘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용어풀이국민부담률=국민이 낸 세금과 국민연금,산재보험,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성 기금을 합한 금액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국민부담률이 높아질수록 납세자의 부담은 커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