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프로그램 매매가 최근에는 주가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1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77억원가량의 순매도를 나타내 이틀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특히 프로그램 매매는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는 시점마다 매도세로 반전돼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증시가 4일 만에 반등세를 보인 전날에 1270억원의 매물이 출회된 데 이어 이날도 상승세를 유지했던 오전에 780억원가량의 매물이 나와 주가를 압박했다.

이 같은 현상은 그동안 '선물 순매수-현물 순매도' 매매 패턴을 반복해 온 외국인이 증시가 1500선 위에서 횡보세를 거듭하자 지수선물도 파는 쪽으로 바뀌어 '선물 순매도-현물 순매도'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외국인이 순매수하던 선물을 순매도하게 되면서 선물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프로그램 매매는 자동으로 현물 주식을 팔고 선물을 사들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외국인 선물 매수-현물 매도' 패턴에 따라 7조원 넘게 쌓인 매수차익 잔액이 현물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돼 주가를 압박하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박문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 달 사이에 1조5000억원 이상 늘어난 매수차익 잔액은 증시가 반등세로 돌아서거나 이날처럼 외국인이 선물 순매도세로 전환하면 언제든지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잠재 매물이 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