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는 베이징,베이스 캠프는 한국.'

2008 베이징올림픽(8월8~24일) 개막을 20일 앞두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세계 각국 대표팀이 속속 한국에 베이스 캠프를 차리고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다. 이들 팀을 유치하는 지방자치단체는 도시 이름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데다 수입도 만만치 않아 베이징올림픽의 후광을 입고 있다.

아마 야구 세계 최강인 쿠바 대표팀 44명은 지난 15일 입국,경남 남해에서 훈련 중이다. 쿠바팀은 올림픽 직전까지 한국에서 머무르며 한국 대표팀을 비롯 대학팀 프로팀 등을 상대로 연습 경기를 벌일 예정이다.

덴마크 양궁팀은 충북 괴산에서,알제리 유도ㆍ조정ㆍ배구팀은 경기도 수원과 용인에서 막바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재 7개국 14개 종목 대표팀이 한국에 머무르며 최종 담금질을 하고 있다.

이에 앞서 농구 수영 육상 철인3종 축구 등 5개 종목 8개국 176명의 선수단은 제주에서 훈련을 마쳤다. 다음 달 9~14일에는 미국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팀이 수원 월드컵경기장 내 수영장에서 전지 훈련을 하기로 예정돼 있다.

문화체육부 국제경기과 김영원 사무관은 "지난 6월 말 현재 55개국 29개 종목 3672명의 선수단이 국내에서 훈련을 마쳤거나 올림픽 때까지 훈련하기로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이들 선수단은 체류 기간이 긴 만큼 일반 관광객이 쓰는 1인당 평균 비용(1000달러)의 4배가량을 쓰는 것으로 추산된다. 네덜란드 선수단 110명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춘천시의 경우 43만달러(약 4억3500만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자체 집계했다.

김 사무관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각국 대표팀을 유치함으로써 총 150억~200억원의 수익이 기대되는 데다 한국과 유치 도시의 홍보까지 감안하면 웬만한 국제 스포츠대회를 치른 것 못지않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는 외국 대표팀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지리ㆍ기후상 이점에다 뛰어난 체육 시설에 수준급 훈련 파트너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베이징과 기후가 비슷한 데다 시차도 1시간밖에 나지 않아 마무리 훈련 장소로는 최적의 조건을 지녔다. 또 올림픽,월드컵 등 굵직굵직한 국제 대회를 개최하면서 구축한 인프라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외국팀을 유치하기 위한 지자체들의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대전시와 광주시는 체육관을 무료로 빌려 주고 숙박비를 50% 할인하는 조건을,울산시는 축구장 무료 제공과 연습경기 주선을 각각 내걸었다. 부산시는 경기장 및 편의시설을 알리는 영문 안내책자를 제작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