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후 가격이 두 배 오를수 있는 종목에 투자하세요"

일본의 대표적 장기투자가로 꼽히는 사와카미 아쓰토 사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회의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장기투자자들에게는 주가가 싸진 요즘같은 시기가 기회"라며 이렇게 말했다.

사와카미 사장은 "데이트레이더나 단기투자자는 서브프라임 같은 문제가 불거지면 속수무책으로 당할수밖에 없지만 10년 뒤를 바라보고 투자하는 사람한테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며 "주가하락을 기회로 삼아 적극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가치투자로 유명한 사와카미 사장은 지난 1999년 일본 최초의 독립계 투자신탁회사인 사와카미투신을 설립, 현재 장기 보유형 '사와카미 펀드'를 운영중이다. 순전히 개인투자자들의 자금만 받아 2조4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굴리고 있다.

그는 "과거 30년이 금융의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실물의 시대"라며 "식량, 에너지, 원자재 등 실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 투자 기법을 동원해 돈을 벌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실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로 관심을 옮겨가야 한다는 얘기다. 투자도 은행 같은 금융주보다는 등 물건을 만들어 파는 업체가 장기적으로 유망하다는 주장이다.

사와카미 사장은 "예컨대 도요타나 혼다는 자동차가 존재하는 한 10년 후에도 제품을 만들고 있을 것"이라며 "이런 회사들이 정상적으로 경영만 되면 10년 뒤 주가가 최소 2배 이상은 오르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고유가와 환경 문제로 자동차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지만, 하이브리드카나 매연 절감 자동차 등을 내놓으며 계속 대안을 찾기 때문에 이런 회사 주식을 10년만 보유하면 저절로 수익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사와카미 사장은 "실제로 이런 마음으로 투자를 하다 보면 10년에 휠씬 못 미쳐 수익률이 2배가 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문제는 알고도 실행에 옮기지 못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주식을 보유하려면 좋은 회사를 발굴하는 리서치 능력이 필수"라고 했다.

금융기법을 동원해 돈을 벌던 시기에는 지수나 수치만 잘 따라가도 됐지만 실물의 시대에는 제대로 된 회사를 발굴하는 게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사와카미 사장은 "기관은 숫자나 통계 등에 의존해 종목을 고르지만 개인은 소비자이면서 주주로 접근하기 때문에 10년 이상 투자에선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러한 투자는 단기간에 수익을 내긴 어렵기 때문에 장기 투자를 위해서는 신념과 배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