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삼성증권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시장의 반등을 위해서는 기관의 영향력 회복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국인은 15일까지 27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며 최장 기간 순매도하고 있다. 규모도 7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삼성증권 이나라 연구원은 "선진 금융기관의 부실 위기를 감안했을 때 외국인의 매도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기관의 매수세도 약해지며 수급공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기관은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1조9600억원을 매수했지만 지난주에는 5350억원 순매수에 그쳤다"며 "시장이 1500선에서 빠르게 회복하지 못한 채 변동성이 재차 확대되면서 투자 주체들의 자신감이 약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투신의 경우 주간 기준으로 5주만에 순매도로 전환됐는데,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의 유입 감소와 바닥에 대한 확신 부족으로 현금을 쌓아두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신용위기 부각과 함께 외국인의 영향력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인 반면 작년 말부터 차츰 회복세를 보였던 기관은 6월 이후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향후 외국인 매도 강도가 약해질 수는 있어도 방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시장 반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관이 수급 주도권을 회복하는 것이 팔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기관의 주식비중은 2005년 이후 최저수준인 88%에 불과하며 유동자산 비중도 2005년 하반기 이후 처음으로 8%에 육박하는 등 매수여력 확대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PER가 9배 초반을 기록하는 밸류에이션 매력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인 경기전망의 불투명성, 외국인 매도강도, 환매 대비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에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그렇지만 "어닝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종목별 매수세가 강화될 소지는 크다"며 연기금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기관 매수세 유입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