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예금보험공사 간 대한생명 매각 분쟁 결과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며 한화 주가가 바닥에서 탈출, 오름세를 타고 있다.

15일 오전 11시 5분 현재 한화는 1.32% 오른 3만4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8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이후 5거래일만에 17% 가량 급등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예보가 보유한 대한생명 지분 옵션 행사 관련 분쟁이 3분기 중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재를 맡고 있는 국제상사중재위원회가 이미 결론을 내린 채 발표 시기만 조율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월 박대동 예보 사장도 "대한생명 소송이 하반기에는 결론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예보는 한화그룹이 2002년 대한생명 지분 51%를 인수하면서 맥쿼리생명과 이면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며 중재를 신청했으며, 중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한생명 지분 16%를 주당 2275원에 살 수 있는 한화의 콜옵션 권리를 거부해 왔다.

이정헌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10월 이후 한화 주가 급락의 가장 큰 이유는 옵션 행사 관련 분쟁 해결의 지연이었다"며 "분쟁이 해결되고 예보 지분을 인수한 후에는 내년 중 대한생명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대한생명이 상장될 경우 적정 주가에 대해 주당순자산(BPS) 6100원의 1.5배 가량을 적용한 9000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로서는 현재 보유 지분만으로 2조4000억원, 16%의 콜옵션 지분을 당초 합의한 가격에 확보하면 3조2000억원까지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중재 과정에서 당초 콜옵션 행사 가격은 올라가겠지만 한화 입장에서는 여전히 크게 남는 장사다. 이정헌 애널리스트는 지난 3월 기준 대한생명 순자산가인 주당 5133원에 인수한다고 해도 5249억원의 자금 유입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5133원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콜옵션이 행사될 여지가 높다"며 "올해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한화 주가의 방향성까지 바꿀만한 모멘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한 자산가치 하락 우려도 희석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예보 지분 인수 후 그룹 지분율 67% 중 27%를 유동화한다고 가정하면 1조8600억원 가량 자금 유입이 가능하다"며 "아울러 추진 중인 한화건설 상장 이후 보유지분 100% 중 60%를 유동화하면 8800억원 가량 자금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두 계열사 상장으로 2조7500억원 가량의 자금 조달이 가능한 셈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M&A를 위한 한화의 자금 부담을 많이 우려하지만 향후 대한생명 상장이 가장 확실한 자금 조달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