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고용 창출과 물가 안정에 힘쓰고 올해 예정된 투자를 계획대로 집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9일 긴급 회장단 회의를 열고 "경기 침체로 투자와 고용을 늘리기 힘든 상황이지만 고통 분담에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조양호 한진그룹 회장,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 10명이 참가했다.

이날 회장단이 채택한 결의문에는 전경련 등 경제 5단체가 지난달 30일 채택한 '일자리 창출계획'을 재계가 지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경제 5단체는 30대 그룹에 하반기 채용 인원을 연초 계획보다 10%가량 늘리도록 권유해 7000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전경련이 주도한 하반기 10% 추가고용 캠페인에 동참하겠다"며 "다른 그룹은 몰라도 우리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회장단은 또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생산성은 10% 올리고 원가는 10% 낮추는 '10/10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반영할 경우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자체적으로 물가 상승요인을 최대한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연초에 발표했던 투자계획을 차질없이 펼치겠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30대 그룹은 지난해 보다 15.9% 늘어난 39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1기업 1휴양지 운동'을 펼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기업들이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는 방법으로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겠다는 뜻이다.

범 재계 차원에서 에너지 절약 운동을 펼치자는 내용도 논의됐다.

회장단은 여름철 노타이.반정장 복장 근무,출퇴근 자전거 타기 운동 등을 임직원들에게 권장하고 자사의 에너지 절약 노하우를 중소기업에 전파키로 합의했다.

이날 회장단은 에너지 절약 운동에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넥타이를 풀고 회의에 임했다.

한편 회의에 참석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구조조정을 해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하반기 경영계획을 다소 수정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석유가격 폭등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악화될 것 같다는 질문에는 "가격을 인상하면 다소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송형석/장창민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