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은 8일 정부의 금융규제개혁안으로 은행 지급결제계좌 이탈이 전망되지만 금융지주사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갑 NH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규제개혁안에 따르면 증권사와 카드사 간 통합 제휴카드 발급이 허용되고, 보험사에도 증권사 수준의 지급결제업무가 허용될 예정"이라며 "은행계좌는 편의성이 높고 대출 및 예금금리 적용 상의 혜택도 있어 저원가성예금 이탈을 일부 방어할 수 있지만 카드결제대금 이체의 불편함 때문에 CMA 계좌로의 이탈이 방어된 효과도 있었기 때문에 일부 저원가성 예금의 이탈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애널리스트는 "은행 계좌가 증권사 CMA 계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금융지주사들은 이동되는 은행 계좌의 일부를 증권 자회사 계좌로 흡수할 수 있고 카드 자회사와 연계된 타 은행 계좌를 증권 자회사 계좌로 흡수할 수도 있어 카드 자회사의 결제계좌가 ‘은행+증권’ 자회사와 연계된 비중이 현재보다 상승하는 금융지주사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NH증권은 업계 1위의 신한카드와 중위권의 굿모닝신한증권을 자회사로 보유한 신한지주가 구조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캐피탈 자회사의 대출상품을 은행 지점에서 판매대행 하는 것이 허용될 예정"이라며 "저신용 고객에게 접근 용이한 채널을 제공해 캐피탈사의 대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은행이 한계신용고객을 캐피탈사 대출로 유도할 경우, 고금리 신용대출 증가가 위축되는 효과가 있어 순이자마진(NIM)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감소하겠지만 자산건전성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며 금융지주사 차원에서는 캐피탈사 이익 증가로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NH증권은 은행 지점 수가 많고 캐피탈 자회사의 여신성 자산규모가 큰 신한지주가 가장 준비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하나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도 캐피탈 자회사가 있어 규제 완화의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파생결합증권 및 합성CDO 발행 허용, 은행채 발행조건 완화 등은 전통적 상품에 의한 수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권의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해 줄 수 있으며 수수료 증가 등 이익 증가에도 기여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합성CDO 발행 허용은 자산건전성 개선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은행채 만기의 다양화, 중도 상환 허용 등 발행조건을 완화할 계획인데, 이는 자금조달 부담을 경감시켜 줄 것"이라며 "은행채의 경직된 만기 구조나 중도 상환에 대한 제한은 리스크의 관리 가능한 범위를 제한할 수 밖에 없으므로 이번 규제 완화는 금리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조달비용 절감을 통해 NIM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