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가진 자연의 무늬로 풍경을 그리는 석채수묵화가 박대조씨가 사진과 조각을 결합한 새로운 시도로 개인전을 연다.

'동심'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어린아이 사진과 대리석 조각을 접목한 독창적인 기법을 선보이고 있다. 기존에 주로 그렸던 풍경에서 벗어나 테러, 전쟁 등 인재(人災)와 자연재해와 같은 다양한 이슈를 다뤘다.


<Boom Boom> 1445x1180mm

어린아이의 티없이 맑은 눈동자에 현 사회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박대조씨는 "장자의 무위자연, 즉 욕심이 없다는 것은 바로 '아이'와 같다는 것"이라며 "순진무구한 어린이의 눈빛에 투영된 어른의 긍적적ㆍ부정적 모습을 모두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사회와 소통하는 화가로서 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던 그는 작품의 표현도구도 자신에게 익숙했던 '붓'이 아닌 '사진'으로 바꾸는 모험을 감행했다.

대상을 촬영한 감광필름을 대리석에 부착하고 조각과 채색을 했는데, 조각으로 보이지 않을 만큼 정교한 표현이 특징이다. 동심과 사회 이슈라는 대립적인 주제를 사진과 돌이라는 이질적인 요소로 한층 극대화한 것.


<태안기름유출 2> 505x1304mm, 아크릴 먹 혼합재료, 점묘음각

박영택 경기대 교수는 "첨단과 동양의 전통사상이 결합된 작품은 천진한 아이의 얼굴과 눈에 현대문명으로 인해 초래된 참화와 공포를 담담히 비추어내고 있다"며 "서늘한 돌의 피부가 그 장면을 영원히 각인하듯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미술평론가 김복영 전 홍익대교수는 "그가 기대하는 장자의 무위자연과 이 시대 실존의 고뇌를 시사하는 모순들을 이항대립(二項對立)의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7월 2일부터 8일까지 1주일간 서울 인사아트센터 5층 전시실에서 개인전을 가지고, 7월 9일부터 18일까지 10일간 서울 청담동 갤러리원에서 초대전을 연다.


<히어로 1> 657x1305mm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