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이후 9개월 가까이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이 재개됐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0월5일 검역 중단 조치를 내릴 당시 검역 중이던 6건에 대해 정밀검사를 시작했으며 냉동창고에 보관해온 나머지 쇠고기에 대해서도 이물검출기 검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검역 신청은 없었으나 이물질을 걸러내는 X레이 기계가 12대밖에 없어 검역 신청이 일시에 몰릴 경우 검역 처리 기한(3일) 내에 검역을 마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수입.검역 중단 조치로 국내 냉동창고와 컨테이너 등에 8개월째 묶여 있는 미국산 쇠고기는 부산항 6개 부두 냉동컨테이너에 보관된 3300여t,경기 남부 냉동창고 12곳에 있는 2000여t 등 모두 5300여t이다.

쇠고기 수입업체들은 우선 동네 정육점과 중소 규모 식당을 중심으로 미국산 쇠고기 판매에 나설 움직임이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나 고급 레스토랑, 외식업체 등은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여전해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주저하고 있다.

수입업체들은 3~4일 걸리는 검역을 마치는 대로 다음 주 초부터 단계적으로 공급에 나선다는 일정을 잡았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서울의 슈퍼마켓 몇 곳을 노크해봤으나 하나 같이 좀 더 두고보자는 입장이어서 일단 저가 쇠고기 수요가 많은 동네 식당을 중심으로 납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부 수입업체는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검역 신청 자체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쇠고기 수입업체 필봉프라임 관계자는 "다음 주 초쯤 검역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많은 수입업체가 새로운 수입위생조건 고시는 발효됐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불안감과 거부감이 여전해 섣불리 검역 신청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창규 에이미트 사장은 "일반 식당이나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쇠고기 판매에 대한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검역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하순이나 8월 초께 검역을 신청하겠다는 얘기다.

대형마트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잠재적인 최대 수요처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해소될 때 판매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먼저 판매에 나설 경우 시민단체나 네티즌의 뭇매를 맞을 수 있어 선뜻 판매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며 "그렇다고 마냥 늦출 수도 없어 대형마트들이 같은 날 판매에 나서는 공동 보조를 취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송태형/김인식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