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올라 대당 원가 50만원 이상 늘어

하반기중 인상 잇따를듯 … 日, 본격 인상 나서

현대.기아자동차 GM대우 르노삼성 등 국내 자동차 업계가 차값 인상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원자재값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크게 늘면서 차값 인상 없는 경영효율 개선만으로는 수익 보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동병상련인 일본 자동차 업계는 미쓰비시후소트럭,히노자동차 등 트럭 메이커를 중심으로 차값 인상에 시동을 걸었다.

◆차값 인상은 시간문제일 뿐

국내 자동차 업계는 대다수 업체가 하반기 차값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자동차용 냉연강판 등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라 원가 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다"며 "자동차 판매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GM대우 관계자는 "선두권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 업체들도 뒤따라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서로 눈치를 보고 있을 뿐 차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자동차업계는 올 들어 이미 대당 원가가 50만원 이상 비싸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원자재 구입 비용이 1년 전과 비교해 20% 가까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초 주물(금속을 녹여 틀에 넣고 굳혀서 만든 제품) 관련 협력업체의 납품단가를 20% 인상,비용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는 요즘 차값을 올릴 것이냐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올릴 것이냐를 고민하는 분위기다.

판매 중인 모든 차량의 가격을 일괄적으로 올릴지,차종별로 차등화할지,신차나 연식 변경 모델에만 반영할지 등의 방안이 주로 검토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상반기 실적이 나오는 7월 이후 모델별 수익성을 따져본 뒤 인상폭과 시기를 차등화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환율 변화폭만큼 가격을 조정하는 해외 판매와 달리 원가 부담이든 다른 이유든 국내에선 아직 판매가를 한꺼번에 조정한 전례가 없어 고민도 그만큼 크다"고 전했다.

GM대우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도 급격한 판매 위축 없는 가격 인상 방안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日 자동차 업계는 가격인상 나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 트럭 메이커인 미쓰비시후소트럭과 히노자동차가 오는 8월과 가을에 모든 차종에 대한 가격을 인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스즈자동차도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상폭은 3∼5%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트럭 메이커들이 모든 차종에 대해 가격을 일제히 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닛산 등 일반 승용차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본격 고려하기 시작했다.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사장은 "자동차용 강판값이 올라 생산성 향상 등 비용 삭감 대책만으로는 흡수할 수 없다"며 "글로벌시장 판매가 인상 흐름에 일본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2∼3%의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면서 업계 선두인 도요타자동차가 앞장서 가격을 올려줄 것을 기대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