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맥주.위스키 판매량 모두 증가

'즐거워도 한 잔,괴로워도 한 잔.'

올 상반기 경기 부진에도 소주 맥주는 물론 위스키까지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생활고의 시름 속에 서민주인 소주 판매는 여전했고 맥주는 더위 덕을 톡톡히 봤다.

값비싼 위스키는 소주폭탄주(일명 소폭주)가 유행하면서 판매가 부진했지만 사재기로 판매량 증가세를 이어갔다.

또한 사회 전반에 웰빙 바람이 거셌지만 고유가,고물가,고용 부진에다 촛불시위까지 겹치면서 '술 권하는 사회'가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5개월간 29억병 마셨다


24일 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소주는 지난 1~5월 중 4758만4000상자(1상자=360㎖ 30병)를 기록,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1.0%(49만4000상자) 증가했다.

맥주 판매량도 같은 기간 7205만5000상자(1상자=500㎖ 20병)로 4.7%(324만상자) 늘었고,위스키도 126만5459상자(1상자=500㎖ 18병)가 팔려 0.6%(7650상자) 증가했다.

소주 맥주 위스키 판매량을 병으로 환산하면 28억9000여만병에 달해 성인 1인당 78병을 마신 셈이다.

이 기간에 주류업체들은 부침이 엇갈렸다.

소주의 경우 진로의 시장점유율이 작년 1~5월 48.7%에서 올 1~5월 51.1%로 높아졌다.

2위인 두산주류BG는 같은 기간 점유율이 11.6%에서 11.1%로 낮아졌다.

진로가 '참이슬 후레쉬 서머' 등 신제품으로 젊은층을 공략한 결과다.

맥주시장에서는 하이트가 58.6%,오비맥주(카스 포함)가 41.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위스키에선 디아지오코리아가 지난 2월말 주류 수입면허를 회복하면서 진로발렌타인스와 다시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


◆1차 회식자리 길어졌다

소주 소비 증가세는 저도화 경향에 따라 소비자들이 음주량을 늘린 것이 주 요인.도수가 25도일 때 소주 4병은 20도일 때 5병과 같다.

또한 주머니가 가벼워진 직장인들이 2차가 부담스럽게 되자 1차 회식자리에 오래 앉아 소주를 반주로 곁들이는 경향도 뚜렷해졌다.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위스키의 판매가 늘어난 것은 이달 진로발렌타인스의 위스키 가격 인상에 앞서 사재기로 지난달 판매량이 11.7%나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됐다.

맥주 소비 증가율이 두드러진 것은 4월부터 시작된 '반짝 더위'의 영향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맥주업체들이 일찌감치 판촉전에 나선 데다 더위도 일찍 찾아와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올 여름에는 베이징 올림픽 특수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