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경기침체 속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비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합니다."

트레버 그리섬 피델리티인터내셔널 자산배분그룹 이사는 23일 기자간담회에서 "2007년 초부터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신흥국가들의 계속된 자원 수요 증가로 인해 인플레이션까지 심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시작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리섬 이사는 대응 방안으로 투자시계 접근법을 참고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경기 사이클을 △디플레이션 △회복 △과열 △스태그플레이션 등 네 가지 국면으로 나누고 각 국면에 맞게 투자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기법이다.

시계 침이 돌아가며 가리키는 방향이 달라지듯 투자 방식도 경기 사이클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법칙에 따르면 경기와 물가가 함께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기간엔 채권 수익률이 높고,물가 하락 속 경기 반등이 일어나는 회복기엔 주식,경기와 물가가 동반 상승하는 과열기엔 실물상품,물가 상승 속 경기가 하락하는 스태그플레이션기엔 현금이 유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그리섬 이사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으로 글로벌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방어적인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며 "안전자산인 현금 상품 글로벌채권 등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주식을 사려면 신용 위기와 직접 상관된 금융 부동산 소비재 등의 업종을 피하고 산업재와 통신 등 IT 비중은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주식투자를 본격 재개하려면 인플레이션 하락 또는 에너지 가격하락,미국 주택시장 회복 등의 조짐이 보여야 할 것"이라며 "아직은 그런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섬 이사는 2007년 5월부터 1300만달러(약 135억원) 규모의 해외 분산펀드인 '멀티에셋 네비게이터펀드'에 투자시계 접근법을 적용,현재 6%의 누적수익을 올리고 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