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자동차 시동 걸기,목적지 근처의 주차장 빈 자리 찾아주기,기름이 떨어지면 주변의 가장 싼 주유소 정보 제공까지….

앞으로 2년 내 통신과 자동차 기술을 결합한 텔레매틱스를 이용해 즐길 수 있는 생활 편의서비스들이다.

휴대폰으로 자동차를 원격 제어하고 운전자에게 필요한 각종 정보를 무선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등 마치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봤던 지능형 자동차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첨단제품으로 바뀌는 자동차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자동차에 통신을 접목해 제공하는 융합 서비스다.

현재 내비게이션 길안내, 교통정보, 게임.노래방 등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등이 제공되고 있다.

정보 서비스 중심으로 제공되던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자동차에 탑재되는 전자부품 비중이 늘어나면서 자동차 원격 제어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자부품 탑재 비중이 1980년대까지 고작 1%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는 40%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텔레콤은 23일 휴대폰을 통해 자동차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자바(Java) 기반 텔레매틱스 서비스 기술'이 자바기술표준협회(JCP)의 표준 기술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차량을 원격으로 시동할 수 있고 휴대폰으로 자동차의 기름 잔량까지 확인할 수 있다.

엔진.에어컨 등 차량의 각종 부속 상태를 확인(모니터링)할 수 있고 운전자의 습관.신체조건을 기록한 뒤 그 사람에 맞게 운전석 높이 등을 자동 조절해줄 수도 있다.

휴대폰을 이용한 차량 원격 시동은 안정성 테스트를 거쳐 2년 내에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텔레매틱스 협력을 위해 노키아와 제휴도 맺었다.

가장 빠른 길을 찾아주는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도 주차,기름 주유와 같은 생활 정보서비스와 결합되고 있다.



차가 목적지에 도착할 때엔 근처 주차장의 빈 공간을 안내하고 기름이 떨어지면 인근에서 가장 싼 주유소를 추천하는 기능도 곧 상용화될 예정이다.


◆불붙은 텔레매틱스 선점경쟁


텔레매틱스 서비스 시장이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관련 업체 간 선점 경쟁도 뜨겁다.

SK텔레콤은 GM대우 르노삼성 등과 제휴를 맺고 차량용 내비게이션 서비스와 실시간 교통정보(TPEG)를 제공 중이다.

KTF는 현대자동차 KBS 등과 연합했고 LG텔레콤은 현대.기아자동차와 제휴를 맺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도 빠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최근 방한해 현대.기아자동차와 자동차 기반 텔레매틱스 제휴를 맺었다.

MS가 가진 윈도 플랫폼을 차량으로 확대해 관련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산이다.

인텔도 차량용 PC를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과 프로세서 개발에 뛰어들었고, 노키아는 지도제작업체를 인수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프로세서, 휴대폰, 네트워크 등 각자가 가진 플랫폼을 이용해 텔레매틱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세계 텔레매틱스 시장은 현재 2억달러 규모에서 2010년 3억30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 분야별로 장점을 가진 IT업체와 자동차업체 간 합종연횡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