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중심부에서 국내 건설기업들이 '실크로드 재건사업'에 온힘을 쏟고 있다.
지난 4월24일,키르기스스탄 나린주와 이스쿨주 경계지역에서는 대륙 간 철도 및 고속도로 건설사업 개시의 신호탄인 기공식이 열렸다.
총 공사비가 40조원에 달하는 이 초대형 프로젝트는 중국에서 중앙아시아 7개국을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현대판 실크로드 재건사업'의 일부분이다.
이 유러시아 철도ㆍ도로공사는 지난해 11월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중앙아시아경제협력체(CAREC) 8개국 장관회의에서 최종 결정됐고,아시아개발은행(ADB)이 투자하는 사업이다.
이 중 키르기스스탄의 철도 구간은 경부선보다 149㎞ 긴 총 594㎞.
키르기스스탄 대륙 간 철도의 중간 지점인 아르파 지역에서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발락취~카라-케체~아르파'의 두 개 노선으로 나뉘어진 1차 건설(187㎞) 공사 구간이다.
인구 600만명의 키르기스스탄은 국토의 80% 이상이 해발 1500m 이상인 산악 국가다.
지정학적으로 중앙아시아의 중심부인데다 다량의 지하자원을 보유한 국가여서 인프라 건설사업과 에너지개발사업의 '보고(寶庫)'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 건설업체들이 키르기스스탄에서 시공능력을 과시하게 된 것은 지난해 9월22일 ㈜비즈홀딩씨엘(대표 이광룡 www.bizholding.co.kr)의 모기업이자 에너지ㆍ자원개발업체인 미국의 써니랜드엔터프라이즈(회장 한승덕)가 키르기스스탄 정부와 '유러시아 대륙 간 철도ㆍ고속도로,국가기반시설에 대한 건설계약'을 체결하면서다.
미국 내 한인기업인 써니랜드 엔터프라이즈는 키르기스스탄 정부로부터 철도노선을 따라 건설될 고속도로,에너지 수송관로,시멘트공장,정보통신설비 60M/W 발전시설 등의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에 대한 개발권도 동시에 수주해 국내외 주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비즈홀딩씨엘은 한국 건설업체에 대한 공사발주 총괄업무,시행ㆍ감리,계약대행 등을 담당하기 위해 써니랜드 엔터프라이즈가 지난해 10월 설립한 한국 자회사다.
이 회사는 키르기스스탄 내의 전체 공사를 5개 공구로 나눠 발주하는 방식으로 한국 시공업체를 선정하는 핵심 임무를 맡아 지난 2월 1공구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중 시공업체를 선정 완료하고 나머지 구간도 대형 건설사들과 협의 중이다.
써니랜드엔터프라이즈 한승덕 회장과 비즈홀딩씨엘 이광룡 대표는 "키르기스스탄 철도구간의 경우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타지키스탄,중국 등 4개국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황금노선'으로 꼽힌다"며 "건설자금은 1차로 키르기스공화국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개발해 얻은 수익금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써니랜드엔터프라이즈와 비즈홀딩씨엘은 키르기스공화국에 석탄 광산 개발권(약 4억5000만t 규모)을 취득,'Sunnyland Kyrgyz Minerals LLC.'란 합자법인을 설립하고 8월부터 채광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8월부터 40만㏊ 부지에 연간 100만t 생산 규모의 시멘트공장 건설을 시작해 2009년 하반기부터 시멘트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광산 라이선스 취득과 함께 시멘트 공장 합자법인도 설립했다.
이 외에도 철도 공사 예정지역 주변에 산재한 20여 곳 광산의 채광권을 취득하기 위한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 대표는 "키르기스스탄 철도공사에는 49개 터널과 5~6개의 교량이 포함돼 있고 산이 많은 지형적 특성 때문에 난공사가 예상되는 만큼 사업비가 기존에 책정한 40조원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총 공사기간은 이르면 5년,넉넉잡아 10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써니랜드엔터프라이즈와 비즈홀딩씨엘은 공사가 완료되고 난 후 49년간의 운영권을 받아 놓은 상태다.
회사는 또 키르기스스탄 자원뿐 아니라 이미 인도네시아에도 석탄광산 및 철광산 채광권을 획득하고 곧 국내로 반입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번 건설공사를 통해 우리나라의 우수한 건설기술력을 중앙아시아에 전파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며 "국내 기업의 키르기스스탄 진출에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