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수박을 크기만 보고 골랐다가 낭패를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바로 당도(糖度)가 낮은 것을 골랐기 때문.그렇다면 과일의 단맛은 당도에 좌우되는 것일까.
당도를 측정할 때는 독일 화학자 아돌프 브릭스(1798~1870)의 이름을 딴 '브릭스(Brix)'를 쓴다.
1브릭스는 100g의 물 속에 녹아 있는 설탕의 g 수로,과즙 안에 있는 당분의 정도를 나타낸다.
따라서 당도가 높을수록 단맛이 강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신기한 사실은 마늘의 당도가 약 30브릭스에 달한다는 점.이는 바나나(평균 16브릭스)의 약 두 배,수박(9브릭스)의 세 배를 웃도는 것.하지만 매운 마늘을 수박.바나나보다 달게 느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마늘에는 산(酸),염(鹽)도 포함돼 있어 매운맛이 강한 만큼 단맛이 약한 반면,과일은 산,염이 훨씬 덜해 단맛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감귤류는 대개 단맛과 신맛이 잘 조화돼 상큼하면서도 달게 느껴진다.
과일은 품질에 따라 표준 당도가 다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www.naqs.go.kr)에서 고시한 농산물 표준규격에 따르면 과일 상품(上品)의 표준 당도는 멜론이 11브릭스,사과(후지)는 12브릭스,배(신고)는 10브릭스,참외는 9브릭스 이상이어야 한다.
특품(特品)은 상품보다 약 1~3브릭스 더 높다.
같은 과일이라도 수확기 날씨에 당도가 달라진다.
문종태 롯데마트 청과MD(상품기획자)는 "같은 시기에 같은 산지에서 생산된 과일도 당도에 차이가 난다"며 "유통업체들은 당도보증제 등을 통해 과일이 '보통 이상의 맛'을 유지하는 데 주력한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