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일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감정과 감성의 문제인 만큼 한국 정부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부시 행정부가 적극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잇달아 제기됐다.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회 의장은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보낸 '한국에서의 항의'라는 글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한.미 지도자들이 민감하게 다뤄야 할 미묘한 현안"이라며 "이로 인해 중요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틀어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사회는 여전히 농업사회의 전통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며 쇠고기가 한국에서는 경제논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 민감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레그 의장은 이어 "한국은 베트남전에 30만명 이상을 파병했고 1991년 걸프전도 신속하게 지원했으며 이라크전에도 몇 년간 세 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견한 미국의 대단한 우방"이라며 "미국은 쇠고기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이런 면들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을 지낸 조지프 윈더도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한국의 위기-서울이 불타고 있는데 워싱턴은 왜 꾸물거리나'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명박 정부가 쇠고기 문제로 야기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미 정부가 적극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