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는 대표적인 자원개발주로 꼽힌다.

지난 15일 제3고도화설비(FCC)도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갔다.지난해 1월 착공한 이 설비는 15개월 만인 올해 3월 말 완공됐다.

고도화설비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된 벙커C유를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등 값비싼 기름으로 전환하는 시설로 '지상 유전'으로도 불린다.이번 상업생산으로 하루 6만배럴을 추가적으로 생산하게 됨에 따라 SK에너지의 고도화설비 생산량은 하루 16만2000배럴 수준으로 늘어났다.

이을수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하반기부터 고도화설비 생산량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기여할 경우 분기 평균 1500억원 수준의 이익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며 "최근 확정된 제4고도화설비(HCC)와 중국 우한에 시노펙과 합작으로 건설하는 나프타분해시설(NCC)은 회사의 중장기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SK에너지는 이달부터 1조5200억원을 들여 제4고도화설비착공에 들어가 2011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자원개발(E&P) 가치는 주가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현재 SK에너지가 투자한 광구의 원유지분은 5억배럴에 이르며 2010년이면 하루 원유생산량이 현재의 2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헌 하나대투증권 화학♥내수팀장은 "1분기를 바닥으로 정제업황이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며 "SK에너지는 제품구조가 다양화돼 있어 유화경기 하강에 따른 이익급감 우려에서도 자유롭다"고 평가했다.이 팀장은 또 "국제유가 급등,SK인천정유와의 합병,고도화설비 가동 및 E&P사업 신규광구 물량 증가 등으로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50.3%가량 늘어날 것"이라며 "현 주가 수준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SK에너지에 대해 베이징올림픽을 맞아 중국 석유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국면에 들어섰음을 감안하면 성장주로서 재평가돼야 한다는 분석도 잇따른다.

지난달 28일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며 우려감이 커졌지만,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투자비 증가에 따른 부채비율 상승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졌지만 향후 이익규모가 늘어나는 데다 환율이 하향 안정화될 경우 차입금 증가 우려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이달 들어 증권사들이 제시한 적정주가는 16만5000(현대)∼20만원(한화) 수준이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