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 회장‥老학자의 열정 살려낸 '메세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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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STX 회장‥老학자의 열정 살려낸 '메세나 대사'
"수십년 동안 사전 편찬에 대한 결연한 의지와 신념을 버리지 않은 노학자의 아름다운 열정 앞에 고개가 숙여질 따름입니다."
하마터면 세상의 빛을 못 볼뻔한 '역저'를 되살려낸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문화 사랑이 재계와 학계에 잔잔한 감동을 던지고 있다.
STX장학재단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강 회장이 최근 국어학자인 고 신기철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한국문화대사전'(한울터) 출판에 3억5000만원을 쾌척,완간을 이뤄낸 것.
한국문화대사전은 신 교수가 1975년 집필을 시작해 장장 25년이 걸려 완성한 10권짜리 대작이다.
한국의 문화를 집대성한 이 사전은 정치,경제,교육,종교,예술,풍속 등 14개 대분류 아래 표제어 6만5000여 항목으로 이뤄졌다.
원고지로 따지면 13만장에 이른다.
화보집을 별도의 권으로 구분한 것도 특징.방대한 분량뿐만 아니라 사전의 나열식 기술에 그칠 수 있는 단점을 보완해 일관된 견해를 담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국어학계와 출판계는 지난 4월 문화대사전이 출간되자 "한민족의 발전과 통합을 이뤄나갈 훌륭한 교재"라는 평가를 내렸다.
'표준국어대사전''새우리말큰사전' 등을 펴낸 신 교수는 사전 편찬을 평생의 업(業)으로 삼았다.
하지만 한우물을 파온 노학자의 집념의 결정판인 문화대사전은 자금난으로 인해 사장될 뻔했다.
신 교수는 2000년 원고의 대부분을 탈고했지만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출간하지 못한 것.출간이 기약없이 미뤄지는 사이 그는 2001년 자료 수집차 방문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도서관에서 갑자기 쓰러졌으며 2년여를 병상에 누워있다가 2003년 눈을 감았다.
유족들은 출간을 위해 여러 출판사와 접촉했으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말만 들어야 했다.
그렇게 유고(遺稿)로 방치될 뻔한 한국문화대사전은 강 회장과 인연을 맺게 되면서 빛을 보게 됐다.
지난해 지인으로부터 신 교수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들은 강 회장은 STX문화재단에 책 발간을 지원하라고 지시,신 교수 사후 5년 만에 한국문화대사전이 독자들의 곁을 찾게 된 것.'M&A 귀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강 회장이 '메세나 대사'라는 또하나의 별명을 얻는 순간이다.
강 회장은 그간 STX장학재단을 통해 대한조선학회,한국마린엔지니어링학회,한국해양항만학회 등의 학술상 및 학술지 발간 사업을 지원해왔다.
또 유라시안오케스트라,경남팝스오케스트라,아르끼쳄버오케스트라 등을 돕고 있다.
강 회장은 최근 열린 한국문화대사전 출판기념회에서 "긴 세월 숱한 우여곡절 속에서도 끝내 사전 편찬에 대한 결연한 의지와 신념을 잃지 않았던 노학자의 노력이 고귀하다"며 "우리 문화의 원형과 정체성을 밝히는 한편 문화의 품격을 높일 이번 한국문화대사전이 보다 많은 이들에게 읽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큰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키는 데 적극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하마터면 세상의 빛을 못 볼뻔한 '역저'를 되살려낸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문화 사랑이 재계와 학계에 잔잔한 감동을 던지고 있다.
STX장학재단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강 회장이 최근 국어학자인 고 신기철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한국문화대사전'(한울터) 출판에 3억5000만원을 쾌척,완간을 이뤄낸 것.
한국문화대사전은 신 교수가 1975년 집필을 시작해 장장 25년이 걸려 완성한 10권짜리 대작이다.
한국의 문화를 집대성한 이 사전은 정치,경제,교육,종교,예술,풍속 등 14개 대분류 아래 표제어 6만5000여 항목으로 이뤄졌다.
원고지로 따지면 13만장에 이른다.
화보집을 별도의 권으로 구분한 것도 특징.방대한 분량뿐만 아니라 사전의 나열식 기술에 그칠 수 있는 단점을 보완해 일관된 견해를 담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국어학계와 출판계는 지난 4월 문화대사전이 출간되자 "한민족의 발전과 통합을 이뤄나갈 훌륭한 교재"라는 평가를 내렸다.
'표준국어대사전''새우리말큰사전' 등을 펴낸 신 교수는 사전 편찬을 평생의 업(業)으로 삼았다.
하지만 한우물을 파온 노학자의 집념의 결정판인 문화대사전은 자금난으로 인해 사장될 뻔했다.
신 교수는 2000년 원고의 대부분을 탈고했지만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출간하지 못한 것.출간이 기약없이 미뤄지는 사이 그는 2001년 자료 수집차 방문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도서관에서 갑자기 쓰러졌으며 2년여를 병상에 누워있다가 2003년 눈을 감았다.
유족들은 출간을 위해 여러 출판사와 접촉했으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말만 들어야 했다.
그렇게 유고(遺稿)로 방치될 뻔한 한국문화대사전은 강 회장과 인연을 맺게 되면서 빛을 보게 됐다.
지난해 지인으로부터 신 교수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들은 강 회장은 STX문화재단에 책 발간을 지원하라고 지시,신 교수 사후 5년 만에 한국문화대사전이 독자들의 곁을 찾게 된 것.'M&A 귀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강 회장이 '메세나 대사'라는 또하나의 별명을 얻는 순간이다.
강 회장은 그간 STX장학재단을 통해 대한조선학회,한국마린엔지니어링학회,한국해양항만학회 등의 학술상 및 학술지 발간 사업을 지원해왔다.
또 유라시안오케스트라,경남팝스오케스트라,아르끼쳄버오케스트라 등을 돕고 있다.
강 회장은 최근 열린 한국문화대사전 출판기념회에서 "긴 세월 숱한 우여곡절 속에서도 끝내 사전 편찬에 대한 결연한 의지와 신념을 잃지 않았던 노학자의 노력이 고귀하다"며 "우리 문화의 원형과 정체성을 밝히는 한편 문화의 품격을 높일 이번 한국문화대사전이 보다 많은 이들에게 읽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큰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키는 데 적극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