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화재가 10년 만에 주주배당을 실시한다.

이 회사는 12일 주주총회를 열고 주당 300원씩 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2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으며 이 가운데 20%인 43억원을 주주 몫으로 돌리기로 한 것.회사 관계자는 "4년 연속 흑자 경영의 결실이며 주주 배당은 중소형 손보사 가운데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시장점유율 2.3%에 불과한 '꼴찌' 손보사가 탄탄한 흑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최고경영자(CEO)의 '독특한' 경영 전략에 따른 것.자산 운용이 손보사 경영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는 이영두 회장은 "보험영업의 적자를 줄이는 것보다 투자영업에서 흑자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2005년 이후 자산 운용 부문에 심혈을 기울였다.

다른 손보사들이 채권 대출 등 확정금리 위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 주식 투자에 적극 나선 것.그린화재의 투자영업 이익은 2004년 3월 말 160억원에서 2005년 3월 433억원,2008년 2월 1171억원 등으로 불어났다.

이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워런버핏의 벅셔 해서웨이,미국 최대 손보사 스테이트팜,일본 손보재팬 등 글로벌 손보사의 주식 투자 비중은 30~50%에 이르지만 국내 손보사들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손보사 자산은 언제든지 환매에 대비해야 하는 투신사 펀드와 질적으로 다른 장기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린화재의 주식 투자 비중은 20% 안팎 수준.

이 회장은 이와 관련,국내 손보사의 경영 행태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운용 자산 5조원이 넘는 손보사들은 이 돈을 예금과 채권에만 넣어도 3000억원 안팎의 투자이익이 나온다.

보험영업에서 이 정도 적자는 나기 어려운 만큼 누가 CEO로 오더라도 흑자가 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수조 원의 자산을 확정금리로 운용하는 것은 주주와 고객을 위한 경영과도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

그린화재는 이날 주총에서 김태언 전 제일화재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자산 운용과 대외 업무는 이영두 회장이 맡고,보험 전반에 대한 업무는 김태언 부회장이 담당해 자산 운용과 보험 영업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통해 질적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