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보수신문에 게재되는 증권사 광고가 중단되고 있고, 촛불집회 관련 주식에 대한 투자분석보고서도 자제되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국내 주요 보수신문에 대한 광고게재 중단을 촉구하는 고객들의 요구에 당분간 신문 광고를 유보키로 결정했다.
이 증권사는 고객들의 광고게재 중지요구에 "투자자와 고객의 이익을 위해 심사숙고한 결과 당분간 신문광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을 개별통지하고 있다.
고객들의 항의 수준은 구체적이고 고강도다.
광고를 중지하지 않을 경우 '가입해 있는 펀드를 환매하겠다'거나 '현재 들어있는 변액보험을 타 증권사로 옮기겠다'는 등 증권사 입장에서는 간담을 서늘케하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는 것.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정부 측 입장을 대변하는 보수신문에 광고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광고중단이 전적으로 항의 때문만은 아니고 휴가철을 앞두고 비수기인 점 등을 고려해 광고 게재를 유보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광고중단을 거부하고 있는 삼진제약의 지분을 계열사인 한국밸류자산운용이 갖고 있다는 이유로 항의 대상 명단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런가 하면 대우증권은 최근 나우콤이 촛불집회 생중계를 하면서 인터넷 방송 서비스 '아프리카'의 순방문자가 크게 증가했다는 투자보고서를 내놓았다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주요 경제신문과 인터넷신문이 일제히 이 보고서를 인용해 '나우콤, 촛불집회 수혜주', '나우콤, 촛불집회 덕봤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송고하자, 혹여 '촛불집회를 돈벌이와 연관시킨다'는 네티즌들의 항의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해야 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 입장에서 고객들의 항의도 무시 못하지만 주요 신문과의 관계 설정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언론에는 광고 외 다른 방법을 제시하며 급한 불을 끌수는 있겠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큰 부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