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I펀드는 기업이 장기적인 생존과 수익창출을 위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을 잘 하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일컫는다.

그렇다면 실제 판매되고 있는 SRI펀드들도 사회적 역할, 환경정책, 기업윤리, 기업지배구조가 투명한 기업 등에 투자하고 있을까?

1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실제 판매되고 있는 SRI펀드들은 이 같은 기본적인 펀드개념과는 달리, 종목 선정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형성장주들이 대거 편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설정액 50억 이상, 운용기간 1년 이상인 국내 SRI 펀드 7개를 분석한 결과 현대중공업과 삼성전자이 국내 SRI 펀드 7개에 전부 편입됐다.

LG디스플레이, 현대차, 신한지주도 각각 6개 펀드에 편입된 것을 비롯해 LG 4개 펀드, 삼성물산 3개 펀드에 각각 들어가 있는 등 대형 우량주가 대거 편입됐다.

이는 일반 대형 성장형 펀드에서 편입하고 있는 종목과 거의 다르지 않은 모습.

또 SRI 펀드의 수익성도 기대만큼의 장기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수익률 편차도 큰 것으로 집계됐다.

6월 2일 기준으로 해외 SRI 펀드의 1년 수익률을 보면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주식자ClassC1' 이 18.40%, '알리안츠GI글로벌에코테크주식 1(C/A)'이 9.99%를 기록하며 해외주식형펀드 평균인 7.60% 대비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한화글로벌북청물장수주식 1(C3)'는 2.52%, '대신글로벌SRI주식종류형재간접자1'는 -13.95%로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며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수익률을 훨씬 밑돌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SRI 펀드의 경우에도 1년 수익률이 최고 '산은SRI좋은세상만들기주식 1ClassC1'이 17.51%부터 최저 'Tops아름다운SRI주식 1-A'은 5.28%로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에프앤가이드 정지영 펀드애널리스트는 "선진국은 SRI 펀드 투자가 보편화됐으며 수익률이 우수하지만 국내시장은 역사가 짧고 검증이 되지 않았다"면서 "국내시장에서 설정된 SRI 펀드는 설정규모가 50억원도 채 되지 않은 소규모 펀드들이 많고, 설정된 지 1년 이상 된 펀드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장기수익률을 논하기에는 이른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