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중앙은행이 10일 기준금리를 연 14.0%로 2.0%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지난달 19일 연 8.75%에서 12.0%로 3.25%포인트 올린 데 이은 것으로,올 들어 세 번째 금리 인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베트남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11일부터 기준금리를 기존 연 12.0%에서 14.0%로,은행 재할인율은 연 11.0%에서 13.0%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베트남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25.2%로 199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엔 30%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베트남은 물가 급등으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이 줄을 잇고 있으며,무역적자가 불어나면서 연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것이라는 진단이 잇따르는 등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IMF는 베트남 정부에 추가 금리 인상 등 긴축을 강화할 것을 권고해왔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지난달 금리 인상 이후에 추가 금리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국제금융회사들에 이어 IMF까지 권고하고 나서자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의 하노이사무소 대표인 댐 비크 투이는 "베트남 정부가 투자자들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날까지 24거래일 연속 하락한 호찌민 증시의 비나(VN)지수가 반등세로 돌아설지는 불투명하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또 외환시장의 투기를 막기 위해 달러에 대한 동화 환율을 대폭 절하시키기로 했다.

11일 달러화에 대한 동화 환율이 이날보다 무려 2% 높은(동화가치 하락) 달러당 1만6461동으로 결정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상하 1%인 환율 변동폭은 유지하기로 했다.

동화가치는 이날 0.04% 하락하는 등 최근 3개월간 2.7% 떨어졌다.

베트남은 지난 5월 중순 'IMF 구제금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일본 다이와증권의 보고서를 시작으로 외환위기설에 시달리며 증시가 곤두박질치는 등 경제위기가 고조돼 왔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에 이어 피치도 베트남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고 모건스탠리는 베트남이 1997년 태국의 바트화 위기와 비슷한 통화위기를 향해 가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