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쌍용양회, 폐기물 활용 年220억 수입대체

지난 9일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 쌍용양회 동해 공장.100여m 길이의 소성로(가마)와 연결된 컨베이어 벨트 위로 폐타이어가 줄지어 연료통으로 들어갔다.

이 시멘트 공장에선 전량 수입되는 유연탄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1990년대 후반부터 폐타이어,폐합성수지,폐유 등을 유연탄과 함께 소성로의 불을 떼는 연료로 쓰고 있다.

김병덕 쌍용양회 동해공장장은 "회사 전체로는 지난해 유연탄 사용량의 약 15%를 폐기물 순환자원으로 충당해 연간 22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2 동양시멘트, 친환경 설비 구축에 사활


같은 날 강원도 삼척의 동양시멘트 공장 중앙통제실.직원 4~5명이 배출가스 상황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었다.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이산화황 등 배출가스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환경부 중앙컴퓨터로 전송하는 TMS(tele-monitoring system) 상황을 살피기 위해서였다.

김종오 동양시멘트 삼척공장 상무는 "기존의 전기집진기 대신 성능이 우수한 백필터(bag filter)를 달아 비산먼지는 물론 다이옥신 등 환경호르몬 배출 방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유연탄 50%이상 대체효과

에너지 다소비 산업인 시멘트업계가 다양한 방법으로 폐자원을 재활용,연료값 폭등에 따른 부담과 환경오염 논란을 동시에 해결하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유럽,미국 등 선진국에선 폐기물을 활용한 시멘트가 '에코(eco) 시멘트'란 이름으로 각광받고 있다.

일본은 2003년 '순환형 사회 형성 추진계획'을 통해 정책적으로 폐기물을 재활용한 시멘트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2010년까지 시멘트 t 당 400㎏의 폐기물을 사용하자는 목표치를 세울 정도다.

소각로보다 유해가스 배출이 적은 시멘트 소성로를 폐기물 소각로 대용으로 사용해 매립이나 해양투기되는 쓰레기 양을 줄이고 폐기물로 유연탄을 대체,에너지도 절약하자는 취지에서다.

유럽은 이보다 앞선 1990년대 초반부터 지구 온난화 및 자원고갈 방지 차원에서 폐기물을 시멘트 생산에 활용,연간 400만t 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

독일은 시멘트 업계의 유연탄 사용량 중 50% 이상을 폐기물로 대체하고 있다.
'재활용 시멘트' 이젠 '에코 시멘트'
◆'폐기물=에너지' 눈떠가는 한국

국내에서도 초(超)고유가 시대를 맞아 뒤늦게 '폐기물 시멘트'가 주목받고 있다.

한때 폐타이어 등을 연료로 쓰는 과정에서 육가크롬 등 중금속을 발생시킨다는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지만,환경부와 민.관합동조사단의 5개월여에 걸친 성분 실험 결과 '유해 기준치 미달'이란 판정을 받아내면서 재활용 프로젝트가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에너지연구원 신대현 연구원은 "시멘트 소성로는 1450도 이상의 고온이라 폐타이어 등 폐기물 연료가 완전 연소돼 800도 수준의 일반 소각로보다 유해가스 배출이 적다"고 말했다.

도홍기 쌍용양회 환경자원사업팀 차장은 "소성로 내부 가스온도는 1450도보다 높은 2000도 이상이라 다이옥신 등 환경호르몬도 대부분 분해된다"고 말했다.

그간의 논란은 공해방지대책 미비와 주먹구구식 폐기물 관리,부실한 인.허가제도 등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부는 서둘러 제도적 기준을 마련하고 업계는 환경오염 방지와 품질 개선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를 위해선 △소성로용 폐기물 연료를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 △폐기물 자원의 수집.운반.처리과정의 투명화 △소성로 배출가스 기준치 상향조정 △비산먼지 등 시멘트 공장주변 공해방지 등 다각도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동해.삼척=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