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휴대폰을 통한 모바일 인터넷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일본 모바일 인터넷 시장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이 PC중심의 인터넷으로 진화한 것과 달리, 일본은 '아이모드(I-mode)'로 대표되는 모바일 중심으로 인터넷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모드'는 일본 NTT도코모가 1999년에 시작한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다.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망을 갖출 때, 일본은 저속 인터넷망이 깔려 있는 상태여서 PC가 아닌 모바일 인터넷 개발에 집중, 세계 최강의 모바일 인터넷 강국으로 부상했다.

예컨대 휴대폰으로 이메일을 확인하는 일이 우리로선 새로운 경험이지만 일본의 네티즌들은 수년 전부터 휴대폰을 통한 이메일 교환이 일상화돼 있다.

모바일 인터넷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일본에선 새로운 서비스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야후 재팬이 모바일 전용 서비스로 선보인 '마치모바(machimoba)'가 대표적이다.

자신의 현재 위치 정보를 보내면 주변 레스토랑,미용실,쇼핑몰,병원,숙박시설은 물론 가볼 만한 곳,이벤트 정보,각종 생활정보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카테고리별로 인기 순위도 나오며, 길 안내도 해 준다.

기억하고 싶은 곳은 '마치메모'에 저장해 다시 방문하고자 할 때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모바게타운'의 인기도 일본 모바일 인터넷 시장의 활력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이 사이트는 커뮤니티와 게임을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며,모바일 인터넷 정액제가 보급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10대들이 요금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사이트를 선보인 지 2년 만에 1000만명가량의 이용자를 모아 모바일 인터넷 최대 인기 서비스로 떠올랐다.

'모바게타운'은 비공식 사이트로 분류된 터라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었다.

일본 모바일 인터넷은 이통사가 허락해준 사이트만 공식 사이트로 인정받는데,이를 통해 이통사가 운영하는 포털 사이트 메인 페이지 카테고리에 등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용료 측면에서도 공식 사이트가 되어야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공식 사이트인 '모바게타운'은 올해 커뮤니티,게임을 넘어 검색과 뉴스 등을 함께 아우르는 종합 포털로 올라서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야후재팬,구글 등 기존 사업자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한편 세계 최대 검색업체 구글은 이동통신업체이자 모바일 검색에 집중하고 있는 KDDI와 제휴한데 이어 최근 일본 최대의 이통사인 NTT도코모와도 제휴 관계를 맺으면서 일본 모바일 검색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