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감사처분 보고서..부족분 2조6천여억원 추산

주한 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는 데 소요되는 재원 가운데 한국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8조9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일부 반환부지의 용도변경 및 매각전망이 불투명해 최대 2조6천억원 이상의 재원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됐다.

8일 국방부가 지난 3월 중순부터 2개월간 주한 미군기지 이전사업단(이하 사업단)에 대해 종합감사를 실시한 뒤 작성한 '감사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우리 측의 기지이전 부담액은 당초 5조5천905억원에 평택 특별지원비, 반환기지 환경치유비, 건설비 추가분 등이 더해져 모두 8조9천478억원에 이른다.

기지이전 비용 중 우리 측 부담액은 작년 3월 5조5천905억원으로 추산된 뒤 평택 특별지원비 1조원과 반환기지 환경치유비, 평택기지 밖 SOC(사회간접자본시설) 건설비 등이 합쳐지면서 7조9천478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초 다시 1조원이 증가해 8조9천478억원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올해 초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 1조원은 기지이전 총소요 비용과 공사 완료 시기 등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PMC(사업관리컨소시엄)의 중간 보고에 따른 것으로, 건설비 추가비용분이다.

이에 따라 기지이전 총비용 역시 당초 예상됐던 10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이전비 8조9천478억원을 일반회계(1조400억원)와 부지매각 대금(4조6천784억원)으로 조달할 계획이지만 이 둘을 합친 금액에 이미 확보한 6천110억원을 더해도 6조3천294억원에 그쳐 결국 2조6천184억원의 재원이 부족한 것으로 감사결과 드러났다.

반면 미측 부담액은 4조4천95억원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이 중 일부를 방위비분담금에서 사용할 것이 확실시 돼 실질적인 부담액은 훨씬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국방부는 우리측 부담 추정액이 고무줄처럼 늘어났는데도 오는 8월 PMC의 최종 용역결과가 나와봐야 한다면서 구체적인 실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감사 처분요구서는 "사업단장은 사업비용 증가 등을 고려해 기지이전 총 소요와 이전 소요에 충당할 재원을 재판단해야 한다"면서 "현재까지 2조6천184억원의 재원부족이 예상되므로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유현민 기자 threek@yna.co.kr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