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건설사업이 지연될 위기를 맞으면서 상대적으로 새만금사업이 새롭게 부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운하 사업이 여론의 역풍을 맞으면서 새 정부가 집중할 국책사업 무게추가 새만금사업으로 급속 이동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 새정부, 새만금사업 몰입 징후

이명박 정부가 경제활성화 돌파구를 건국 이래 최대 국책사업으로 평가되는 새만금사업에서 찾을 것이란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실제 청와대는 지난 2일 대운하 사업의 '일단 보류'방침을 정하고 정부 내 논의를 중단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대운하 논의 중단 방침은 이른바 '쇠고기 파동'으로 민심 이반이 심각한 상황에서 대운하 논란까지 추가될 경우 새 정부 초기 국정혼란이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민심이반 이전에 4대강 정비사업으로 대운하 사업을 톤다운 했을 당시부터 새만금사업을 앞에 세우는 방침은 정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권인수위원회 새만금TF 팀장을 맡았던 강현욱 전 전북지사의 특임장관 임명 고려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여권의 한 핵심 당직자도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운하 사업이 4대강 정비사업으로 축소될 경우 새 정부의 경제활성화 방안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새만금 사업이 대운하의 바톤을 이어 받아 경제활성화 돌파구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현욱 전 지사가 특임장관으로 임명돼 새만금사업을 전담할 경우 사업추진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도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강현욱 전 지사 한 핵심 측근은 "쇠고기 사태로 내각과 청와대 일부 수석 교체요인이 발생하는 등 정국 흐름이 급변하고 있어 언제 정식으로 특임장관에 임명될 지는 알수 없다"면서도 "조만간 가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새만금株 주가, 대운하와 디컬플링 시동

대운하와 새만금사업의 운명이 바뀌면서 관련 주식들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운하 정면돌파'론을 앞세운 국토해양부 방침이 알려지면서 지난 2일 일제히 급등했던 대운하 관련주들은 '일단 보류'로 청와대 방침이 바뀌면서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4일 오전 11시15분 현재 대운하 관련주로 분류돼온 이화공영은 전날보다 500원(2.92%) 내린 1만6650원을 기록하며 이틀째 약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삼원테크와 특수건설, 홈센타도 약보합세다.

반면 새만금 관련주들은 초강세다.

같은 시각 성원건설이 전날보다 1750원(14.83%) 오른 1만3550원에 거래되며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고, 토비스도 전날보다 315원(8.48%) 오른 4030원을 기록하며 초강세다.

케이아이씨와 동우, 모헨즈, 서호전기 등도 3-6%대의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증시 전문가는 "테마주들은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데 대운하에서 새만금으로 관심이 이동하면서 이 같은 주가흐름이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다만 펀더멘털이나 직접적인 수혜가 확인된 것이 아닌 만큼 투자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