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수출 급증에 힘입어 지난달 무역수지가 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지식경제부는 5월 중 수출이 394억9000만달러,수입은 384억5000만달러로 10억4000만달러의 흑자를 냈다고 2일 발표했다.

월간 무역수지는 작년 12월 이후 적자행진을 지속했었다.

정재훈 지경부 무역정책관은 "선박 수출이 무역수지를 흑자로 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선박 수출이 56% 급증하면서 단일 품목으로는 사상 최대(월간 기준)인 49억달러를 기록했다.

단일품목의 최대 수출 종전 기록은 2006년 11월 반도체가 세운 39억4000만달러였다.

지경부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13억달러짜리 FPSO(부유식 원유 생산 저장설비)를 나이지리아에 넘긴 것을 비롯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1억달러를 훌쩍 넘는 LNG선을 7척 수출하면서 선박부문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56% 급증했다.

조선협회 관계자는 "한국의 선박건조 기술이 경쟁국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데다 최근 들어서는 세계 2위인 중국 조선업이 납기 지연 등으로 휘청거리고 있어 상당기간 한국 조선업의 선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1~4월 중 전 세계 신규 발주 물량은 1340만CGT로 이 중 한국이 절반을 넘는 680만CGT(50.7%)의 주문을 따냈다.

국내 조선업은 '달러 가뭄'에 시달리는 한국 외환시장에서도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조선회사들이 올 들어 4월말까지 신규 수주한 금액은 약 200억달러로 추정된다.

이렇게 벌어들인 외화는 보통 4~5회에 걸쳐 국내로 유입된다.

한국 조선업체들은 조선업 부품을 대부분 국내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밖으로 새는 달러도 극히 제한적이다.

홍승모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차장은 "지금은 조선사가 최대 달러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다"며 "반도체 업체들은 수출대금으로 벌어들인 달러를 매일 내놓지만 조선업체는 수주금액을 한꺼번에 풀어내기 때문에 외환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