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또 호찌민 증시는 사흘째 거래가 중단됐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베트남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피치는 베트남 장기 외화표시채권의 신용등급 'BB-'는 유지했다.

베트남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동기 대비 25.2% 상승해 1992년 이후 최고 상승폭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응우옌 탄 도 베트남 재무부 국제금융부 국장은 "피치의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며 "우리 경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이달 초 베트남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이런 가운데 지난 27일부터 거래가 중단된 호찌민 증시는 당초 거래 재개 예정일인 이날도 매매가 이뤄지지 못했다.

호찌민증권거래소는 컴퓨터 시스템 수리가 끝나는 대로 이르면 30일 거래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추락하는 증시를 막기 위한 극약처방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호찌민 증시의 비나(VN)지수는 거래 중단 전인 지난 26일까지 16일 연속 하락하며 올 들어 이미 55% 빠진 420.51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모건스탠리는 베트남이 1997년 태국의 바트화 위기와 비슷한 통화위기를 향해 가고 있다고 28일 경고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은 베트남이 경제운용 여지를 넓히기 위해 환율변동폭을 상하 1%에서 2%로 확대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베트남 중앙은행은 이를 부인했다.

베트남은 지난 3월 자국 통화인 동화의 환율변동폭을 상하 0.75%에서 1%로 확대한 바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