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공조가 프랑스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발레오에 인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발레오의 최대 주주(19.8%)인 헤지펀드 파두스가 발레오에 공조사업 강화를 위해 동종 업종 기업에 대한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외신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발레오는 최근 파두스와의 협상에서 파두스 측 인사를 이사회 멤버로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파두스는 발레오의 최대 주주지만 작년 주총에서 이사회 진출에 실패했다.

파두스는 그동안 발레오에 경쟁력 없는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공조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비스티온의 공조 관련 회사를 인수할 것을 요구해 왔다.세계적인 자동차 부품회사인 스티온은 한라공조 지분 69.99%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발레오가 공조사업 M&A에 나설 경우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할 대상은 한라공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비스티온 공조사업 매출의 대부분을 한라공조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한라공조는 지난해 대주주인 비스티온으로부터 해외 사업장을 잇달아 인수하며 사업지역을 확대해 왔다.

이 관계자는 또 "발레오의 최대 주주인 파두스가 비스티온의 최대 주주기도 하기 때문에 한라공조의 M&A 이슈는 조기에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파두스는 현재 비스티온 지분 23%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한라공조 M&A가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금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비스티온의 계열사 가운데 흑자를 내는 회사가 한라공조밖에 없는 상황에서 비스티온이 이를 매각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비스티온이 당장 대규모 현금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한라공조 매각에 나설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한편 외국인 8일 연속 한라공조 주식을 사들이는 강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