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당선자를 예측할 수 없는 3파전이 펼쳐지고 있지만 정작 내용면에서는 '공약없는 회장 선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행 용인대 총장과 이승국 한국체대 총장,이연택 전 체육회장 등은 저마다 과도기 체육행정을 이끌어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발표한 공약에서는 체육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김정행 총장은 선거공약으로 '스포츠전문 라디오' 설립을 내걸었다.

방송채널을 확보한 뒤 비인기 종목 홍보는 물론 수익금으로 경기단체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체육계의 최대 현안인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하반기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분리를 추진 중인 데도 김 총장은 "정부와 체육인들의 여론을 수렴한 뒤 좋은 방향으로 해결하겠다"며 모호한 답변을 하고 있다.

이승국 총장은 △베이징올림픽 종합 10위 진입 △차기 체육회장의 업무 수행을 위해 당면사항 해결 및 공백 방지 △엘리트스포츠와 생활체육의 조화 등을 발표했다.

그러나 세가지 모두 틀에 박힌 내용이라는 지적이다.

이연택 전 회장은 출마 회견조차 하지 않았다.

이 전 회장은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체육회장 공백기를 극복하기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하겠다"는 의사만 표시했다.

다만 이 전 회장은 선거 출마에 앞서 열린 한 스포츠포럼에서 유인촌 문화부장관을 만나 "체육회와 KOC 분리는 안된다"고 밝힌 적은 있다.

이처럼 후보자들이 알맹이 없는 공약만 내건 것은 차기 회장의 임기가 9개월에 불과해 소신있는 체육행정을 펼치기 어렵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대한체육회장은 오는 26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선출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