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원유 생산국이 몰려있는 중동·아프리카 지역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가 상승세를 바탕으로 풍부한 자금이 유입되며 이 지역 경제가 앞으로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 같은 기대감에 KB자산운용은 지난 3월에,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4월에 각각 관련 상품을 출시했으며 한국투신운용과 SH자산운용도 5~6월 중에 이 지역 상품을 서둘러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같은 중동·아프리카 펀드라고 아무 펀드에나 가입하는 건 바람직한 투자전략이 아니다.

각 펀드마다 수익률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 지역 상품은 대략 9개 정도.이 가운데 'NH-CA아프리카중동이머징유럽플러스주식'의 경우 1개월 수익률이 15%대,3개월 수익률이 23%를 웃돌며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반면 '프랭클린MENA주식형자'는 지난 4월 출범한 뒤 한 달간 -2.29%의 손실을,설정 후 1%대의 손실을 각각 입고 있는 상황이다.

비슷한 이름의 펀드 수익률이 제각각인 건 왜일까.

일단 각 펀드의 주력 투자대상 지역이 크게 다르다.

중동·아프리카 펀드는 대략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투자하는 펀드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주력 투자하는 펀드,중동·아프리카와 함께 러시아 등 동유럽을 포함시킨 글로벌 분산펀드 등이 있다.

NH-CA아프리카중동이머징유럽플러스주식의 경우 러시아와 남아프리카에 대해 각각 44.6%와 22%를 투자하고 있는 등 중동과 아프리카 외의 다른 지역에 대해 높은 투자비중을 가져가고 있다.

반면 프랭클린MENA주식형자는 아랍에미리트(36%) 사우디아라비아(31%) 이집트(15%) 등에 투자하는 등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에 집중하고 있다.

환헤지 여부도 변수다.

프랭클린MENA주식형은 각 국가의 통화에 대해 환헤지를 해 마이너스 수익을 내고 있지만 환헤지를 안한 동일한 펀드(프랭클린MENA플러스주식형)의 경우 지난 4월 한 달간 5% 이상의 수익을 내는 등 선전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출시된 이 지역 펀드의 경우 아직 포트폴리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정상적인 수익을 못내고 있기도 하다.

한국펀드평가 신건국 과장은 "최근 유가 상승으로 중동·아프리카 지역 펀드들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충분한 운용경험을 가진 펀드는 아직 몇 안된다"며 "투자대상 지역을 비롯해 환헤지 여부,설정 시기,설정 규모 등을 우선 고려한 뒤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