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홀에서 목표까지 120야드를 남기고 시도한 9번 아이언샷이 잘 맞아 '파'를 잡았다.

이번 홀에서 목표까지의 거리는 약 130야드.망설일 것도 없이 8번 아이언을 빼 들었다.

그러나 볼은 홀에 턱없이 못 미친다.

왜 그럴까.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거리 측정을 잘못했거나,제대로 맞지 않았거나,바람이 불었거나 깃대가 뒤쪽에 꽂혔거나 등등.

그런데 이때 인접 클럽 간 거리는 '반드시 10야드'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골퍼들은 대개 인접 클럽(아이언) 간에는 '기계적'으로 10야드(또는 10m)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프로 골퍼 필 미켈슨과 박지은,그리고 일반 아마추어의 클럽별 거리를 보자.미켈슨의 경우 3번 아이언부터 로브 웨지까지 갖추고 있는데 인접 클럽 간 거리 차는 최소 10야드,최대 20야드나 난다.

평균 14야드(12.7m)다.

박지은은 4번 아이언부터 로브 웨지까지 재 보았는데 인접 클럽 간 거리 차는 최소 10야드,최대 17야드이고 그 평균치는 12.2야드(11.1m)다.

골퍼들이 생각하는 차이보다 크다.

쇼트 게임 전문 교습가인 데이브 펠즈가 미국 시카고 근교 메디나CC에서 남자 아마추어 골퍼들을 대상으로 아이언별 거리를 조사한 결과 피칭 웨지부터 3번 아이언까지 인접 클럽 간 거리 차는 최소 7야드,최대 16야드가 났다.

평균 9.7야드(8.8m)다.

이 조사 역시 인접 클럽 간 거리가 일률적이지 않음을 보여 준다.

프로나 아마추어나 인접 아이언 간 거리 차가 10야드가 아닌 것은 클럽 메이커 간 편차나 골퍼의 기량 차이에서 비롯된다.

요컨대 자신이 쓰고 있는 아이언의 클럽별 거리와 인접 클럽 간 거리 차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잘 치고도 낭패 보는 일'이 없어진다는 말이다.

클럽의 정확한 거리는 클럽당 볼 20개를 친 뒤 가장 멀리 나간 것 5개와 짧게 나간 것 5개를 제외한 나머지 볼의 평균치를 내면 된다.

펠즈는 거기에 하나를 덧붙인다.

피칭 웨지와 샌드 웨지 외에 갭 웨지나 로브 웨지를 갖추라는 것.보통 피칭 웨지와 샌드 웨지의 거리 차는 20~40야드에 달하기 때문에 그 간격을 메워 주는 갭 웨지나 60야드 안팎에서도 풀 스윙할 수 있는 로브 웨지를 보충하는 것이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