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펀드를 통해 간접투자를 한다면 향후 5년간은 연 20%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상무.43)은 "올해 초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았지만 2003년 이후 시작된 주식시장의 장기상승추세는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자신했다.

△적립식펀드 붐으로 인한 수급개선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풍부해진 유동성 △중국 등 이머징마켓 성장에 기반한 한국 기업들의 실적개선 등 장기상승추세의 세 가지 근본적인 배경이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송 본부장은 2003년부터 3년간 PCA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을 맡아 주식운용 규모를 1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15배나 키워냈다.

2006년 말에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을 맡아 지난해 이 회사 수익률을 자산운용업계 선두권으로 끌어올렸다.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로 증권업계에 들어온 송 본부장은 동부증권에서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로서 8년 정도 경력을 쌓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투자원칙은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종목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이런 원칙을 제대로 지키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는 게 송 본부장의 지적이다.

단기간에 이익이 급증하는 종목이나 정부보조금 혜택 같은 특수요인을 강점으로 가진 종목의 단기 주가흐름에 집중하다 보면 이러한 원칙은 까맣게 잊어 버리는 수가 많다는 것이다.

송 본부장은 '안정적 이익.꾸준한 성장세' 종목으로 보험주를 꼽았다.

일단 보험에 들면 가입자들이 매달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기 때문에 보험회사는 다른 기업에 비해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인구 노령화로 보험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성장세도 지속될 것이란 게 송 본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손해보험산업은 은행 등 다른 금융산업이나 제조업에 비해 자금조달비용이 현저히 낮은 반면 진입장벽은 매우 높은데도 불구하고 손해보험사의 주가가 실제가치보다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기업 인수.합병(M&A)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금융자산 중 보험자산 비중이 커지고 있고 민간의료보험 확대 기대도 호재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보험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정적 이익.꾸준한 성장세' 원칙과 함께 송 본부장이 투자기준으로 삼는 원칙은 '일시적 이익모멘텀으로 주가가 뛰는 종목은 적정주가를 낮춰 잡으라'는 것이다.

"공장부지에 상가 등을 지어 일시적으로 큰 이익을 얻는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이익은 해당 종목의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많아요.

적정주가를 산정할 때 반드시 감안해야 합니다."

이와함께 △정부보조금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종목 △사업 특성상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종목 △기술발달 속도가 빠른 종목 △복잡한 변수들에 의해 이익규모가 결정되는 종목 등도 투자 시 적정주가를 깎아야 한다고 송 본부장은 설명한다.

이 종목들에 대한 투자는 그만큼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실행하라는 의미다.

송 본부장은 "태양광발전의 경우 정부지원이 사업의 운명을 가르는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이를 위험요인으로 계산,적정주가를 낮춰야 하고,계속해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경쟁력이 약해지는 종목과 급속한 기술발달을 따라잡기 위해 막대한 연구개발(R&D)투자를 해야 하는 종목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복잡하게 얽힌 변수들에 의해 이익이 결정되는 종목보다는 사업구조가 간단한 종목을 선호한다"며 "가급적 투자종목수를 줄여 집중투자해 장기보유하는 '바이 앤드 홀드(BUY & HOLD)'전략을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식 투자자들은 좀 더 거시적인 안목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구구조의 변화에서부터 산업의 발달과정,개별 국가의 문화와 지정학적 위치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어야 주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구 노령화를 감안하면 보험주와 함께 성인병 인구 증가의 수혜를 예상해 제약주를 유망하게 바라볼 수 있고,출산율 저하와 웰빙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를 생각하면 제과주의 적정주가를 낮춰 잡게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중국의 산업발달 과정을 이해한다면 중국 주식과 국내 주식을 무차별적으로 비교하는 오류를 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