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공포가 중국 대륙을 뒤흔들었다.

12일 오후 2시28분(현지시간).

중국 쓰촨(四川)성 성도 청두(成都)에서 북서쪽으로 92㎞ 떨어진 원촨(汶川)현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8시30분 현재까지 최소 107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으며 쓰촨성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 900여명이 매몰된데 이어 5개 학교가 추가 붕괴된 것으로 밝혀지는 등 피해가 차츰 커지고 있어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베이징, 상하이, 홍콩, 장시(江西)성 난창(南昌), 윈난(雲南)성 쿤밍(昆明), 네이멍구(內蒙古) 후허하오터(呼和浩特) 등 중국 도시를 비롯해 태국 방콕, 베트남 하노이, 대만, 파키스탄 등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지고 도심의 빌딩들이 심하게 흔들렸으며 놀란 주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오는 등 공포에 떨었다.

규모 3.9의 여진이 발생한 베이징에서는 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빌딩을 비롯해 고층 건물에 소개령이 내려져 수천여명이 건물 밖으로 긴급대피했다.

베이징 창안제 LG타워에서 근무하는 한 주재원은 "건물이 수평으로 크게 흔들려서 현기증을 느꼈다"면서 건물 밖에는 이미 수 백명의 사람들이 대피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상하이에서도 진마오빌딩(金茂大廈)을 비롯해 고층건물에 있던 주민들이 대피했다.

중국 동부 안후이(安徽)성 푸양(阜陽)의 한 호텔 직원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런 지진은 내 평생 처음"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지진으로 진앙지와 가까운 청두를 비롯해 베이징, 상하이 등에서 전화가 불통되기도 했다.

쓰촨성 청두에 머물고 있는 이스라엘 학생 로넨 메드지니는 AP통신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전기와 물 공급이 중단됐으며 사람들이 모두 거리에 나와 앉아있다"면서 "환자들도 병원 밖으로 대피해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신화통신은 쓰촨성 충칭(重慶)의 한 공장 직원을 인용해 "공장 지붕에 금이 가기 시작하자 직원들이 긴급 대피했다"고 보도했다.

충칭에 진출한 GS홈쇼핑의 신진호 차장은 "오늘 오후 회의 중에 지진이 발생해 직원들을 긴급 대피시켰으며 한국인 직원 5명을 포함, 현지 직원들을 모두 안전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우한(武漢)시의 한 학생은 로이터통신에 "모든 건물이 앞뒤로 흔들렸다"면서 적어도 한 채의 건물이 붕괴됐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