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넘은 뒤 외국인은 정보기술(IT) 자동차를, 기관은 한국전력 삼성중공업 국민은행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가 상승 추세로 방향을 잡는 상황에서 외국인은 기존 주도주에 힘을 모으고, 기관은 주도주에 가려있던 종목으로 투자 범위를 넓히는 양상이다.

1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1800선에 올라선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로 순매수 금액이 3666억원에 달했다.

이어 LG전자와 현대자동차를 각각 1398억원과 91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기관의 순매수 1위 종목은 한국전력(순매수 금액 1959억원)이었고 삼성중공업(1413억원)과 국민은행(952억원)이 각각 3위와 5위를 차지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관들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 중에서 새로운 투자 대상을 찾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며 "코스피지수 1800선 이상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대규모 순매수에 나선 종목은 포스코 현대제철 LG디스플레이 LG화학 대우인터내셔널 현대모비스 한진해운 SK텔레콤 등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순매수에 힘입어 현대모비스(이 기간 주가상승률 13.5%)를 비롯 LG디스플레이 한진해운 대우인터내셔널 등 4개 종목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상위 30개 종목 가운데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각각 6개였다.

현대모비스 등 4개 종목 외에 외국인 순매수 종목에선 현대차LG패션, 기관에선 신성이엔지엔씨소프트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30개 종목 중 삼성증권 SK에너지 LG 등 7개 종목의 주가가 떨어진 데 비해 기관에선 현대산업 KT&G 신세계 등 3개만 주가가 빠져 기관 순매수 종목이 외국인 순매수 종목에 비해 주가흐름이 양호했다.

한편 연기금은 최근 들어 금융주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연기금 순매수 상위 30개 종목에 기업은행 하나금융 국민은행 우리금융 삼성화재 신한지주 우리투자증권 외환은행 부산은행 등 금융주 9개가 이름을 올렸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